[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흔히 K드라마의 재벌2, 3세는 비호감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나이는 젊지만 싹수가 노랗고 돈 자랑하는 속물로 표현되곤 했다.

하지만 연출과 극본, 배우가 잘 조합하면 매력적인 주인공이 탄생한다. 배우 김지원이 바로 그런 인물을 소화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은 도도하고 쿨하지만 따뜻한 속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오해를 사는 ‘츤데레’다. 지난 2013년 김지원이 연기한 SBS ‘상속자들’ 유라헬의 업그레이드버전이다.

김지원은 홍해인 연기를 위해 실제 재벌가 수업을 받았다.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 장인의 연기력을 더하니 매력적인 여왕 홍해인이 탄생했다. 재벌 캐릭터인데 비호감이진 않다.

앞서 KBS2 ‘태양의 후예’(2016)‘태양의 후예’에서 도도한 엄친 딸 윤명주 중위를, KBS2 ‘쌈, 마이웨이’(2017)에서는 지독한 취업난을 겪는 청춘 최애라를, JTBC ‘나의 해방일지’(2022)에서는 한번도 채워진 적 없는 염미정으로 매 번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김지원이기에 지금의 홍해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외적으로도 피, 땀,눈물을 흘렸다. 1년간 몸매관리를 위해 좋아하는 중식을 포기했다.

재벌 캐릭터답게 스타일링도 신경을 많이 썼다. 트위드 재킷, 비비드 컬러의 의상, 액세서리로 럭셔리한 재벌3세 패션을 소화했다. 첫 회 인턴으로 출근하며 입은 핫핑크 착장은 재킷, 블라우스, 스커트 모두 합쳐 가격대가 1,200만 원대로 알려졌다. 고향 용두리로 돌아간 김수현을 찾으러 간 장면에서 입은 크림색 재킷은 가격대가 680만 원대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4회에서 김수현이 김지원에게 선물한 운동화는 185만 원짜리 R사 제품으로 ‘김지원 운동화’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탔다.

소속사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보다는 홍해인 캐릭터에 맞는 옷을 선정하고자 했다. 백화점 사장, 재벌 3세라는 인물의 설정을 잘 살리는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며 “극 중 해인의 의상들은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품을 많이 사용했다”고 귀띔했다.

김수현과의 호흡도 찰떡이다. 김수현은 용두리 출신으로 퀸즈 그룹 법무이사 자리에 오른 ‘개룡남’ 백현우 역을 맡았다. 김지원은 김수현과 과거 연애시절에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면, 결혼 3년 차에는 무심한 온도 차이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러다가 관계 회복 과정에서는 ‘심쿵’ 연기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백현우에게 입을 맞춘 뒤 점점 설레는 자신을 발견하며 애써 냉정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은 귀여움을 유발했다.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증가폭과 화제성으로 현재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 9일 첫 방송 시청률은 5.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였지만 단 4회 만에 시청률이 13%를 달성했다. 이는 tvN 대표 인기작인 ‘사랑의 불시착’(2019)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직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눈물의 여왕’은 지난 11일부터 17일 기준 국내 톱10 TV시리즈 랭킹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글로벌 톱10 TV시리즈(비영어) 랭킹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기록한 누적 시청시간은 총 2,240만 시간에 달한다. 특히 일본 넷플릭스에서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또한 K콘텐트 경쟁력 조사 전문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공식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눈물의 여왕’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출연자 화제성 점수에서 지난주 김수현에 이어 이번에는 김지원이 정상에 올랐다.

‘눈물의 여왕’은 총 16부작이다.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는 ‘눈물의 여왕’이 김지원에게 또 한 번 영광을 안겨줄지 마지막까지 귀추가 주목된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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