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은 이제 대학 농구 ‘3월의 광란(March Madness)’ 모드로 돌입한다.

18일 콘퍼런스 챔피언이 막을 내리고 토너먼트에 진출할 68개 팀이 선정됐다. 20일부터 본격적인 3월의 광란이 시작된다.

미 대학 농구는 2022년부터 남녀가 똑같은 68개 팀 포맷으로 바뀌었다. 여자 농구도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전국 중계의 의한 붐업과 남녀 동등 원칙에 따른 68개 팀으로 토너먼트를 벌인다. 남자 농구는 CBS와 TNT 방송이 단독 중계다. 여자 농구는 ESPN이 한다.

지구상에서 경쟁력을 갖춘 여자 대학농구 68개팀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농구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세계 최고봉 NBA뿐 아니라 아마추어 역시 최강이다. 올림픽 메달 획득에서 잘 드러난다.

농구가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게 1936년 베를린이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 불참을 제외하고 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금메달을 빼앗긴 것도 1972년 뮌헨(은), 1988년 서울(동), 2004년 아테네(동) 등 3차례뿐이다.

여자는 1976년 몬트리올부터 공식으로 채택됐다. 여자 역시 모스크바 대회를 빼고 모두 메달을 확보했다. 특히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7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미국 여자 대학 농구가 실질적인 ‘3월의 광란’ 주인공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한데는 이유가 있다. 1972년에 제정된 미연방의 공민권법 타이틀 IX 때문이다.

타이틀 IX은 버치 베이 상원의원이 발의해서 만든 법으로 ‘연방 정부로부터 자금(보조)을 받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에 기반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1964년에 린든 존슨 대통령 때 공민권법 제 7조 교육에 차별은 없다고 개정했다.

성에 기반한 차별 금지는 남학생에게 스포츠 장학금을 주면 여학생에게도 똑같이 줘야 한다는 뜻이다. 타이틀 IX 법이 없었을 때를 보면 남녀 차별은 확연히 드러난다. 미국 테니스의 파이어니어 아서 애쉬(작고)와 빌리 진 킹(현 LA 다저스 소액 구단주)에서 잘 나타난다.

애쉬와 킹은 1943년생으로 동갑이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의 선수로 두각을 나타났다. 버지니아 태생의 애쉬는 고교 졸업 후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UCLA로 진학했다. LA 인근 롱비치에서 출생한 킹은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롱비치 유니버시티로 진학했다. 장학금도 없었다.

킹 여사가 요즘에 활동했다면 곧바로 프로로 전향했을 가능성이 있다. 워낙 뛰어난 선수인 터라 굳이 대학 진학이 필요 없을 터이니까. 대학 진학을 원했다면 NCAA 디비전 I 스쿨에서 너도나도 리쿠루트 했을 것이다. 타이틀의 IX 의 존재 여부가 이렇게 차이 난다.

미 대학 스포츠를 진흥시키고 관리 운영하는 곳이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다. 대학 농구, 대학 풋볼 중계권료만으로도 재정이 풍부하다.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지 않는 비영리 단체다.

NCAA는 학교의 규모, 기량에 따라 디비전 I, II, III로 구분된다. NCAA에 속한 대학이 1,100개교가 넘는다. 디비전 I으로 국한하면 남자는 인기 좋은 농구 풋볼과 올림픽 종목 등 총 19개다. 여자는 21개 종목이다. 스포츠에서도 남녀 동등이 뚜렷하다.

미국의 여자 스포츠 활성화는 결국 법에 따른 제도에서 비롯된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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