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었다. 전 세계 모바일 업체가 메인 주제로 AI를 선정했다.

현장에서는 뜻이 같은 기업끼리 협업체를 구성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됐다.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의 주도권을 AI가 쥐고 있다고 전망한 것. 글로벌 모바일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이를 수익화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신호탄이었다.

국내 대표 모바일업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도 이번 전시를 통해 국제관계를 넓히기 위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각 사를 대표하는 주요 임원진들을 앞세워 자체 전시장으로 글로벌 업체를 직접 초대하는 등 적극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현장을 방문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방문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육안으로 국내 전시관들의 인기가 가장 폭발적”이었다며 “각 사마다 목적과 미래지향적 방안을 자세하게 제시하는 등 다양한 AI 기술을 선보여 글로벌 언론사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라고 전했다.

국내 통신업체 3사에 대한 글로벌 AI 기업들의 관심은 비즈니스 협업 성과로 이어졌다. SKT·KT·LG유플러스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굵직한 글로벌 AI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SKT는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의 연합인 ‘글로벌 AI 텔코 얼라이언스(GTAA)’를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유영상 CEO(최고경영자)를 필두로 도이치텔레콤, 이앤(e&), 싱텔,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합작법인 설립을 약속했다. 5사는 올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AI 기술 중 ‘통신사 특화 LLM(텔코LM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AI DC) 시장 공략을 위해 슈퍼마이크로, 람다와 AI DC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협약했다.

이 밖에도 AI 기반의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 휴메인, AI 검색 엔진 기업 퍼플렉시티, 글로벌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 등과 AI 관련 사업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KT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및 AI 혁신 기술을 통해 변화할 미래 생활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유일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회원인 김영섭 KT 대표가 한국 통신사 대표로 ‘CEO 보드미팅’에 참석해 글로벌 통신사 수장들과 ICT 현안을 논의하는 등 주요 임원들이 앞장서 전 세계 기업과 소통했다.

KT는 이 자리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6G △차세대 네트워크 △글로벌 정책 이슈 △LLM △양자통신 산업 등 미래 통신을 위한 세부 안건에 대해 토의하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KT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와 계약을 체결해, 오는 10월 2년 연속 ‘M360 APAC 서울’ 개최하게 됐다. M360 APAC은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해 유럽·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 지역별 주제를 선정해 ICT 업계의 의제를 논의하고, 최신 모바일 기술과 동향을 살필 수 있는 박람회다.

이번 MWC24에 참관단으로 참석한 LG유플러스는 자체 부스는 마련하진 않았지만, 글로벌 업체 전시관을 꼼꼼히 살피며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LG유플러스가 가장 많이 방문한 분야의 부스는 삼성, KDDI 등 주요 네트워크 회사였다. 오랫동안 5G 투자 시간이 지속됨에 따른 수익화 고민 때문이었다. 각 사를 돌며 비슷한 출발선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기 보다 응용 기술을 활용한 결과물을 창조하는 스피드의 중요성을 발견했다.

결국 모바일 시장도 AI 중심인데, 시대 흐름과 달리 비슷한 사례로 고객의 일상에 이미 적응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해답은 ‘상상력’이었다. LG유플러스는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조직, 즉 운용 능력과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분야의 지속 투자를 예고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익시젠‘의 상반기 출시이다. 익시젠을 바탕으로 B2B(기업간거래)로 사용되는 워크 에이전트 등을 구축·개발할 방침이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I 활용 극대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협업을 맺었다. 이를 통해 △선도적인 AI 기업들의 다양한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FM)을 단일 API로 제공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 등 AWS의 생성형 AI 최신 개발역량을 활용한 차별적 고객 경험 제공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의 보안 강화 △통신사업의 핵심 영역 IT 모더나이제이션(현대화) 등을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KT도 AWS와 B2B 고객의 모바일 서비스와 생성형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gioia@sportsseoul.com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