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찰떡같은 사월이 덕에 더 좋은 드라마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배우 주현영은 지난 6일 종영한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하 ‘열녀박씨’)에서 박연우(이세영 분)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몸종인 사월이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열녀박씨’는 조선시대에 남편을 잃은 ‘열녀’ 박연우가 현대로 넘어와 죽은 남편과 똑같이 생긴 재벌그룹 후계자 강태하(배인혁 분)과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퓨전사극이다.

“대본을 받자마자 제가 맡을 배역이 사월이라는 걸 알만큼 대사가 입에 잘 붙었어요. 원래 언니가 있어서 연우(이세영 분) 아가씨를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에 공감하는데 어렵지 않았죠. 동료 배우들뿐만 아니라 제작진과 어떻게 만들까 계속 고민했어요. 기대한 만큼 사랑스러운 드라마를 만든거 같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또 한 번 행운이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현영이 맡은 사월이는 연우를 따라 조선시대에서 현 서울로 넘어와 연우를 성심성의껏 살핀다. 사월이는 빠른 속도로 현대사회에 적응한 뒤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간다. 현대와 사극을 오가는 복잡한 역이지만 그는 전혀 아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제게 사극 분량이 많지 않은데다 양반이었던 연우 아가씨와는 달리 말투나 행동도 덜 다듬어진 친구라 현대에서 연기가 더 수월했어요. 저와 닮은 모습도 많아 만약 친동생이 있다면 사월이 같을 것이라 생각했죠.”

주현영은 앞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tvN‘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2022)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경험을 쌓았다. ‘열녀박씨’는 그가 처음으로 맡은 지상파 조연이다. 최근 방송사에 대한 구분은 많이 없어졌지만, 강원도 출신인 그는 동네 주민들이 최근 자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함박웃음을 띄었다.

“모처럼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가 동네분들에게 ‘딸이 ‘열녀박씨’에 출연하는 배우’라고 소개하니 많은 분들이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했죠.”

주현영은 ‘우영우’의 박은빈에 이어 ‘열녀박씨’에서는 이세영까지 대선배들의 가까이에서 연기하며 이들의 태도와 조언을 아낌없이 배울 수 있었다.

”두 선배 모두 전체를 바라보며 자신이 할 역할을 계산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은빈 선배는 아무도 모르게 그 일을 하신다면 세영선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편입니다. 한번은 제가 전 장면 촬영을 아쉬워하고 있는 걸 눈치 챈 세영 선배가 다시 한 번 촬영할 수 있게 기회를 줬어요. 그 덕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죠.”

주현영은 지난 2021년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주기자가 간다’ 코너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 코너에서 MZ세대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호평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주현영은 대중에게 예능인 겸 배우로 각인됐고 4번째 시즌을 맞은 고참 크루 중 하나가 됐다.

“경력이 쌓이며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처음 ‘SNL 코리아’를 시작했을 때는 그 프로그램만 알았는데 점점 다른 일정들이 늘어나면서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하는 시간이 줄었어요. 그러다 보니 작가님이 시키시는 것만 수행하기 바빠 저만의 연기를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죠. 제게 ‘SNL 코리아’는 훈장이자 꼬리표죠. 드라마 속 배역으로 저를 알아봐주는 분이 늘어난다면 한층 뿌듯해질 것 같아요.”

어떤 배역을 맡든 쫀득한 연기를 하는 주현영은 모든 요리를 맛있게 하는 ‘라면스프’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미국 ‘SNL’ 출신 배우 크리스틴 위그는 어떤 요리에 들어가도 그 맛을 살릴 수 있는 조미료 같은 분이에요. 또, ‘SNL’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고 직접 시나리오를 쓰죠. 저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고, 직접 시나리오도 쓰고 해외에 진출하는 게 꿈입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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