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KIA가 후반기 본격적인 순위 상승을 노린다. 승부수는 외국인 투수다. 2명을 다 바꿨다. 마리오 산체스(29)와 토마스 파노니(29)다. 특히 산체스는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유가 있었다. 멘탈이 남다르다.

산체스는 지난 9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뽐냈다. 덕분에 KIA도 5-1의 완승을 거뒀다. 5연승 질주였다.

교체 외국인 투수의 첫 등판이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산체스는 확실한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린 것은 아니다. 평균 구속은 시속 142㎞ 수준이었다. 대신 제구가 좋았다. 여기에 변화구도 갖췄다.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포수 김태군과 호흡도 찰떡이었다.

독특한 견제 동작과 이중키킹도 화제가 됐다. 결과적으로 견제는 문제가 없었다. 이중키킹은 ‘일관성을 유지하라’는 심판진의 답변이 있었다.

김종국 감독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 싸움닭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일관성 있게 하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아니다. 심판진도 그렇게 말을 했다. 본인은 문제가 있다면 안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심이나 속구의 구위가 확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잘 넣었다. 스위퍼를 잘 쓰더라.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감각이 좋다.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다. 피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와 싸울 줄 안다”며 호평을 남겼다.

산체스도 자신감이 넘친다. “포수와 가장 중점적으로 맞춘 것은 속구와 스위퍼였다. 새 리그에 와서 시험을 할 것은 아니다. 야구는 타자마다 특성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또 다르다. 경기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서 던졌던 공과 KBO리그의 공이 비슷한 것 같다. 오히려 대만 공인구가 너무 부드럽게 느껴졌다.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KBO리그 공은 미국 공과 큰 차이가 없다. 적응에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적응에 대해서도 “미국 타자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지능적으로 하고, 강하게 치려고 한다. 어차피 야구는 나라마다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구는 다 비슷하다. KBO리그의 특출난 특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좋다. 팀이 가족처럼 대해준다. 처음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팀에 오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KIA는 팬이 많은 팀이다. 나도 좋다. 원정 때 KIA 팬들이 많았다. 동기부여가 됐다. 덕분에 더 잘 던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중키킹에 대해서는 “당시 심판진이 ‘이중키킹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려면 모든 피칭마다 동일한 폼으로 가야 한다. 하고 싶으면 처음부터 계속하라’고 했다. 한 번씩 쓰면 룰 위반이라고 했다. 워낙 오래전부터 했다. 금지될 경우 내 피칭 스타일이 어떻게 변할지 나도 확신할 수 없다. 별다른 영향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자신을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했다. “경기 도중에 방해되는 요소는 모두 제거하고, 철저히 경기에 집중한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대신 마음속에는 고요한 평화가 자리 잡고 있다. 나는 그런 스타일의 선수다. 마운드 위의 나와 아래의 나는 다르다. 다 그렇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끝으로 “내 원래 구속을 회복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단, 구속을 되찾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내 강점을 유지하면서 구속을 올리는 쪽에 중점을 맞추려고 한다”며 더 좋아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