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기승전 이병헌’이다.

‘범죄도시3’를 잇는 올 여름 한국영화 대작 레이스 주자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배우 이병헌의 이름값만으로 박서준, 박보영, 박지후, 김선영, 김도윤 같은 빼어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으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 배경이다.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재난 속에 벌어지는 집단이기주의 등을 그린 한국형 디스토피아물이다.

이병헌은 극 중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몸을 던지는 황궁 아파트의 주민 대표 영탁을 연기한다. 박서준은 가족을 지키려는 책임감이 강한 민성 역을, 박보영이 재난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명화 역을 맡아 박서준과 부부 호흡을 펼친다.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로 일제히 ‘이병헌’을 지목했다.

박서준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나한테 먼저 제안이 온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이병헌 선배님과 꼭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먼저 출연하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했다”고 고백했다.

박보영 또한 “시나리오의 매력이 5할, 이병헌 선배님이 5할”이라며 “이병헌 선배님이 출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병헌은 재난물에 강한 배우기도 하다.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서는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차출된 북한군 리준평 역을 연기했고 지난해 개봉한 항공재난영화 ‘비상선언’ 에서는 비행공포증을 이기고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테러범을 만나는 재혁으로 관객의 눈물을 쏙 빼기도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또한 이병헌이 열연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화제를 모으며 개봉 전부터 해외 152개국에 선판매됐다.

그러나 이병헌은 “나는 이 작품이 재난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보통의 재난 영화는 ‘재난’ 그 자체가 주인공인데 반해 이 작품은 재난 이후 생존한 사람들이 어떻게 버티고 상황을 이겨나가는지 그린 작품”이라며 “그런 면에서 오히려 휴먼이나 블랙코미디 쪽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재난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엄태화 감독은 배우들이 흠모하는 이병헌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병헌 씨가 중심을 잡아주면 좋은 배우들을 모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을 한 스크린에서 포착했다”며 “캐스팅을 완성한 뒤 ‘대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목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해천 동양대교수의 동명의 저서에서 따 왔다. 엄 감독은 “한국에서 아파트는 애증의 대상이자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박해천 선생님이 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떻게 자리잡고 지금의 형태가 됐는지 설명하는 입문서다. 우리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맥락이 닿아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고 제목으로 사용하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밝혔다.

올 여름 극장가 역시 다양한 장르의 대작은 물론 OTT 작품들과도 경쟁을 펼치는 힘겨운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엄감독은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가 개봉하면 관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주지 않을까 싶다”며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전날 150만 유튜버 수스와 열애설로 화제를 모은 박서준은 열애설과 관련해 “관심은 감사하지만 사생활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노코멘트’입장을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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