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흔히들 ‘아침에 먹는 사과는 황금사과’라는 말을 한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사과가 아침 공복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영양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장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단 음식이 장 속 유해균을 증식시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과일의 과당이 간에 쌓이면 지방간을 유발하고 과일의 포도당은 혈당을 올리고 인슐린 조절을 방해해 자칫 당뇨병을 유발한다.

결국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자기 몸에 맞는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몸의 여러 장기 중 ‘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사람의 장은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중요 기관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80%가 자리 잡고 있다.

장 건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 변한의원에서 변기원 원장을 만났다. 변 원장은 11년 전부터 장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장 건강을 지키는 위한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한의사다. 또한 천연발효식초를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꼽는 식초 예찬론자이자 식초 연구가이기도 하다. 특히 5대째 한의학의 맥을 잇고 있는 집안 내력으로도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고종 황제의 어의였던 변석홍 선생이 바로 변 원장의 고조부다.

사람의 장은 나무로 치면 뿌리와 같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우리 건강을 지키는 근간이 되는 중요한 장기다. 특히 대장보다는 소장(작은창자)이 중요하다. 소장 벽에는 짧은 시간 최대한 많은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수많은 융모가 나 있는데 이 융모를 펼치면 테니스장 2개 크기가 된다.

변 원장은 “장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융모와 융모 사이에 염증이 쉽게 생기고 그로 인해 틈이 벌어지는 장누수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그 틈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혈관으로 침투하면 소화 및 흡수장애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소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장이 건강한 사람은 문제가 없지만 장이 나쁜 사람은 우유와 밀가루를 절대 피해야 한다고 변 원장은 강조했다. 우유에 들어있는 카제인과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분해되지 않고 피로 들어가게 되면 오염된 피가 온몸을 돌면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독버섯을 사람이 먹으면 죽지만 쥐가 먹으면 살이 찌는 이치다. 특히 변 원장은 식생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장기간 누적될 경우 아토피, 건선 같은 피부염이 나타나고 점차 나이가 들면서 갑상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각종 암 등 치명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 원장은 실제 암 환자 대부분이 우유의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환자이거나 밀가루에 들어있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을 분해할 수 없는 글루텐불내증 환자라고 설명했다.

변 원장은 장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며 “유당 및 글루텐불내증 환자의 경우 먼저 우유와 밀가루를 끊고 한약과 식품 등을 통해 꾸준히 치료하면 체질이 개선될 수 있다”며 “치료에 앞서 소장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장의 경우 대장과 달리 구불구불하고 가늘고 길어 내시경 검사 같은 직접 검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장내세균층 검사(GMA검사), 소변유기산 검사, IgG 검사(만성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ak 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장의 기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ak 검사는 소량의 음식물을 혀로 맛본 상태에서 팔근육의 힘을 측정해 해당 음식물이 내 몸에 맞는지를 감별하는 방법이다.

변 원장은 (소)장이 나쁘다는 것은 화장실의 변기가 막힌 상태와 같다고 설명했다. 변 원장은 “소장기능이 떨어지면 소화불량, 트림, 구취, 백태 등 위장장애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단순한 위장장애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소장의 장누수를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장은 혈액에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장기인 만큼 소장을 치료해야 깨끗한 피가 돌며 만병이 해결된다”고 부연했다.

변 원장은 장 건강을 위해선 본인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방과 단백질 즉 고기, 생선, 채소 식단을 늘리고 탄수화물과 과일은 적게 먹는 이른바 ‘저탄고지’를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지방과 단백질은 효소에 의해 당으로 서서히 변화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이나 과일보다 당 조절은 물론 원활한 호르몬 조절에도 훨씬 유리하다.

아울러 변 원장은 우유와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 천연발효식초를 꾸준히 복용할 것을 권유했다. 변 원장은 “식초에 들어있는 단쇄지방산 성분인 아세트산이 장의 염증을 치료하고 대사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해균은 바이오 필름 형태로 똘똘 뭉쳐있는데 이것을 깨트려 없애주는 것이 바로 식초”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변 원장은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구입할 때는 카제인 성분이 들어있는 유산균은 되도록 피할 것”을 조언했다. 유산균을 복용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장이 약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카제인 성분이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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