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두산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가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5회도 채우지 못해 초보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했다.

알칸타라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2023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91개를 던졌다. 1회초 상대 리드오프 안권수에게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져 삼진으로 솎아낼 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두산 타선이 1회말 3점을 뽑아 리드를 안겨줬는데, 2회초 1사 후 전준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기세를 내줬다. 타순이 한바퀴 돌 때까지는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4회초 1사 후 노진혁에게 안타를 내준 뒤 흔들렸다. 유강남과 황성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알칸타라는 안권수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1사 1,2루에서는 안치홍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역전당했다. 잭 렉스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누를 꽉채운 알칸타라는 한동희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 숨 돌렸다. 고승민과도 어려운 승부를 이어가다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가까스로 이닝을 마쳤다. 빅이닝을 내줄 아찔한 상황이 이어져 1선발의 위압감을 보이지 못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55㎞까지 측정됐지만 구종 자체가 단조로웠다. 슬라이더는 최고구속이 141㎞까지 측정됐고, 스플리터도 시속 138㎞까지 측정됐다. 커브를 단 한 개밖에 쓰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속구에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화로용하는 투수는 스트라이크존을 대체로 높일 필요가 있다. 높은 스트라이크존과 하이 패스트볼을 두루 활용해야 스플리터 위력이 배가하는데, 속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모두 비슷한 높이로 날아들었다. 제구가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힘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는데, 롯데는 빠른 공에 강점을 가진 타자가 즐비하다. 포수 양의지가 홈플레이트를 크게 쓰려고 애썼지만, 알칸타라의 제구가 따라주지 않았다.

홈런 1개 포함 6안타를 내준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4이닝에 볼넷 4개를 허용한 건 개막전 선발투수로서는 무책임한 처사다. 팀 승리를 떠나 5개월을 기다린 팬에게 보여서는 안되는 투구다. 가뜩이나 빈약한 투수진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승엽 감독의 현실을 고려하면 더 뼈아픈 부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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