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컷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스포츠에서 우승은 지고지선이다.

그렇다면 우승은 누가 만들까. 감독 or 슈퍼스타. 뛰어난 선수들을 조합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감독은 우수한 선수없이는 우승이 절대 불가능하다. 닭이 먼저냐, 계랸이 먼저냐의 논란같지만 역대 우승을 돌이켜보면 감독보다 선수의 역할이 더 크다.

김응룡 감독의 해태 타이거즈 9회 우승은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김성한과 같은 야수, 공수주를 갖춘 이종범,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카리스마 강하고 독선적 스타일의 선수단 장악력이 당시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김 감독의 최대 장점이었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궁합이다. 우수한 선수의 자질을 파악하면 감독은 명장이 될 수 있다. 사실 대학스포츠는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프로처럼 좋은 선수를 수급하는 창구가 다양하지 않다. 제한된 리쿠르트된 선수들을 조합해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 대학농구 듀크의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최고 지도자로 꼽히는 배경이다.

지난 2일 공식 은퇴를 선언한 NFL 슈퍼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지명돼 빌 벨리칙 감독과 9차례 수퍼볼에 도전해 6차례 우승을 엮어냈다. 역대 슈퍼볼 사상 감독 선수(쿼터백) 듀오의 최다 우승이다. 1970년대 피츠버그 스틸러스 척 놀 감독과 테리 브래디쇼는 4회 도전에 4회 우승으로 이 부문 2위다.

벨리칙-브래디 듀오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역대 최다 249승을 일궈냈다. 2위가 뉴올리언스 세인츠 션 페이턴 감독과 쿼터백 드류 브리스의 144승이다. 벨리칙-브래디 듀오의 위력을 알 수 있다. 둘은 20시즌을 함께 했다. 이 역시 기록이다.

하지만 벨리칙 감독은 2020시즌 브래디가 프리에이전트로 돌연 탬파베이 버캐니어스로 이적하면서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브래디는 탬파베이를 슈퍼볼 우승을 이끌었고, 벨리칙은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NFL 최고 명장의 스타일이 브래디로 인해 구긴 시즌이었다.

감독-선수 듀오 관계는 NBA에서 뚜렷해진다. NBA 역대 최고 감독-듀오는 시카고 불스 필 잭슨-마이클 조던으로 꼽는다. 둘은 6차례 파이널에 도전해 모두 우승에 성공했다. 잭슨 감독은 2000~2002년 LA 레이커스에서 센터 샤킬 오닐, 슈팅가드 코비 브라이언트와 3연패를 이뤘다. 이후 코비, 파우 가솔과 함께 2회 우승을 추가했다.

우승 면에서는 레드 아우바크 감독과 센터 빌 러셀 듀오가 으뜸이다. NBA 최초의 다이내스티는 아우바크-러셀 듀오의 보스턴 셀틱스다. 1959~1966녀 NBA 8연패를 비롯해 총 11차례 우승을 합작했다. NBA 파이널 MVP가 ‘빌 러셀 어워드’인 이유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는 NBA 역사상 최고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 스포츠 사상 최다 11차례 우승을 일군 잭슨 감독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잭슨은 스타플레이어를 조합한 감독이고, 포포비치는 동기부여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미스터 기본기’ 팀 던컨이 없었다면 포포비치도 명장 대열에 오를 수 없었다는 점이다. 포포비치와 던컨은 19시즌 한솥밥을 먹으며 통산 5차례 우승을 합작했다. 1997년 노스캐롤라이나의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을 나온 던컨을 전체 1번으로 지명한 것은 포포비치였다. 미국 스포츠 사상 스몰마켓 팀이 5차례 우승을 거둔 프랜차이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유일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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