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양의지, 6회 2점 더 달아나는 홈런포
2020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5차전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양의지가 6회말 1사1루 중월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2020. 11. 23.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야말로 신들렸다. 더할나위없는 투수 리드와 상대 배터리 머릿속을 관통한 노림수로 정상대결을 지배했다. 진정 최고 선수가 누구인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한국시리즈(KS) 5차전이었다. NC가 ‘유일무이’ 포수 양의지(33)를 앞세워 창단 첫 KS 우승을 눈앞에 뒀다.

NC는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KS 5차전에서 양의지의 공수 맹활약을 앞세워 5-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나가며 프랜차이즈 새 역사에 1승 만을 남겨뒀다. 2011년 가을 아무 것도 없었던 황무지에서 시작점을 찍었던 NC가 9년 만에 새로운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중심에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포수 양의지가 있다. 양의지는 이날 타석에서 2점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홈플레이트 뒤에서는 NC 투수들의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어려운 일을 늘 그랬듯 아주 쉬워보이게 풀어냈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2점홈런은 이번 KS 대표하는 장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강렬한 한 방이었다.

◇모두가 공략 불가능으로 여겼던 플렉센 커브, 양의지는 홈런으로 응수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주인공은 두산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이었다. 두산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플레이오프(PO) 1차전, 그리고 PO 4차전까지 플렉센이 등판하는 날 두산은 승리했다. 두산은 KS 2차전에서도 플렉센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NC에 반격을 가했다. 150㎞를 상회하는 하이 패스트볼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120㎞대 커브는 알고도 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포토] NC 양의지, 넘어...갔다!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투런 홈런을 쳐내고있다. 2020.11.23.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하지만 양의지는 달랐다. 양의지는 6회말 1사 1루 볼카운트 1B2S에서 플렉센의 필승공식을 무너뜨렸다. 4구 150㎞ 하이패스트볼을 예측한 듯 배트를 돌려 파울로 만들더니 5구 125㎞ 커브 또한 완벽히 간파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2스트라이크로 몰렸으나 양의지에게는 전혀 불리한 볼카운트가 아니었다. 커브의 궤적을 완벽히 그려넣어 두산과 두산 에이스 플렉센을 향해 K.O 펀치를 작렬했다. “양의지는 단순히 노려치기만 잘 하는 타자가 아니다. 상대 볼배합과 패턴을 정확히 읽고 치는 타자”라고 말한 NC 이호준 타격코치의 평가가 ‘팩트’임이 증명됐다.

◇양의지 손바닥 위에 있는 두산 타자들, 투수 리드 또한 완벽했다

KS에서는 포수 리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투수 구위가 좋다고 정면승부만 고집해서는 되돌릴 수 없는 결과와 마주하기 쉽다. 이날 양의지는 완전무결한 리드의 정석을 펼쳐보였다. 구창모의 구위가 올라왔음에도 패스트볼만 주문하지 않았다. 두산 왼손타자들에게 꾸준히 몸쪽 패스트볼을 주문하면서도 슬라이더도 섞었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스플리터로 시선과 타이밍을 흔들며 패스트볼의 위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이라이트는 6회초였다. 두산에서 가장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재호와 세 번째 대결에서 구창모에게 연달아 스플리터를 주문해 헛스윙 삼구삼진을 만들었다. 김재호는 초구부터 패스트볼 타이밍으로 스윙했는데 양의지의 주문은 초구 슬라이더, 그리고 2, 3구 모두 스플리터였다. 양의지의 신들린 리드로 김재호는 무안타로 침묵했고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으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포토] NC 양의지, 표정만 봐도...너무 짜릿해!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덕아웃에 돌아와 환호하고있다. 2020.11.23.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양의지로 인해 KS 무게추는 NC로 기울었다. 4년 전인 2016 KS에서 NC에 악몽 그 자체였던 두산 양의지가 4년 후 NC 유니폼을 입고 다시 KS를 거머쥐고 있다. 양의지 시리즈의 승자 또한 양의지를 보유한 NC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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