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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지난 주말 열린 K리그1 24라운드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는 전북 현대 선수들이 시도한 유효슈팅 10개를 온 몸으로 막아냈다. 몇 차례 결정적 슛까지 선방하며 1-0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최필수도 FC서울이 기록한 13개의 슛을 방어했다. 강등 위기의 팀을 구하는 슈퍼세이브도 연이어 나왔다. 1실점을 기록했지만 동료 실수에서 비롯돼 사실상 무실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견인했다. 두 선수는 의심의 여지 없는 경기 최고의 선수였지만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맨오브더매치(MOM)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들 대신 득점한 송민규와 박종우가 MOM에 선정됐다.

연맹이 매 경기 종료 후 선정해 발표하는 MOM은 축구팬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편이다. 대부분 골을 넣은 선수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라운드 6경기의 MOM은 모두 득점자였다. 이 방법이 꼭 틀린 것은 아니다.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분명 승리에 절대적 지분이 있다. 하지만 득점자 외에 더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가 있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MOM이 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당장 강현무와 최필수 케이스만 봐도 그렇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사실 구단이나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MOM이라는 게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개인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지금은 실제 활약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권위가 그렇게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간혹 예외도 있겠지만 MOM 선정에 득점 여부가 지나치게 많이 반영되는 이유는 경기 감독관 한 명의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감독관은 경기장 상태와 기상 상황에 따른 경기 개최 여부, 출전 선수 승인, 안전 및 질서 유지 등 경기의 총괄을 감독하는 기능을 한다. 경기 진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자리라 외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꼼꼼하게 경기를 관전하지 못한 감독관이 MOM을 선정하니 득점이라는 단순한 기록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감독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스템의 한계로 보는 게 맞다.

선수 개인에게는 MOM이 동기부여가 되고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는 소중한 커리어로 활용될 수 있다. 이왕 MOM을 선정한다면 최대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정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경기 후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 혹은 해설위원 등 현장에서 경기를 자세히 지켜본 이들에게 추천을 받는다면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변화를 줬으면 좋겠다. 감독관 홀로 평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MOM 선정이 공감을 얻는다면 구단은 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선수를 홍보하고 알릴 수 있을 것이다. MOM의 권위가 더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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