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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에드머.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

“우연히 찍은 치킨 먹방이 대박났죠. 지금은 음식도 먹고 음악도 하는 4년차 유튜버입니다.”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가 우연히 치킨 먹방으로 뜬, 1세대 편집 먹방 유튜버 에드머(본명 윤석원·32)를 최근 만났다.

그는 “방송 중 심심해서 치킨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좋아했어요”라면서 “제가 먹방 영상을 올렸을 때는 유튜브에 먹방 자체를 편집해서 올리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때는 먹방 콘텐츠가 틈새시장이었던거죠”라고 초창기 먹방 유튜버로서 자부심을 뽐내기도 했다.

그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안정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했다고 전했다. 이제는 4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1세대 먹방 유튜버로서 자리잡아 자신의 오랜 꿈이였던 음악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EDM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에드머는 2014년 첫 앨범 ‘고 투 더 문’(Go To The Moon)을 시작으로 올해 4월 발매한 ‘잭’(Zac)까지 총 15개의 앨범을 발매하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또 그의 영상을 보면 알수 있듯, 솔직하고 가감없는 ‘말발’과 남다른 ‘똘끼’로도 주목받았다. 에드머의 먹방 콘텐츠는 과한 설정 없이도 계속 보게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두부를 먹으면서 출소하는 상황극을 하는 등 차진 드립과 유머감각이 그가 4년 동안 유튜버로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니었을까.

‘음식도 먹고 음악도 하는’ 유튜버 에드머를 지난 13일 문래동의 카페에서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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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에드머.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음악을 했어요. 음악 홍보하려고 유튜브에 음악 영상을 많이 올렸어요. 처음에는 음악하는 사람이 유튜브나 아프리카 방송을 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는데, TV보면 가수나 래퍼 분들이 예능에 나와서 활동을 하고 음악 홍보를 하잖아요. 그런 거 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우연한 기회에 유튜버 최고기(본명 최범규)님을 만났어요. 인터넷 방송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가지를 물어봤는데 “유튜브 쪽이 되게 핫하다”고 말해줘서 시작하게 됐죠. 제가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아직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전이었어요. 지금 1세대 유튜버 분들은 구독자 100만이 넘는데 당시에는 10만명 정도였어요.

-유튜버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유튜버가 되기 전에는 음식 배달과 같은 아르바이트 일을 했어요. 초반에는 알바랑 유튜브를 병행했죠. 그러다가 유튜브로 수익 창출이 되니까 더 이상 알바를 하는 게 효율이 없었어요. 처음 1년 반 정도는 알바를 하면서 했고. 초반에는 한달 5만원, 10만원 용돈벌이 하다가 아프리카에서 유튜브로 넘어갔어요.

수입을 쉽게 말하면 대기업 대리급 월급보다는 조금 더 많은 정도예요.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요. 많이 벌 때는 많이 벌었는데 지금은 떨어졌죠.

유튜버라는 게 안정적이지가 않아요. 수익도 왔다 갔다 하고 유튜버가 직업적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수명이 짧아요. 롱런하기가 힘들어요. 오래한다고, 열심히 한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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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에드머.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원래는 음악 프로듀서라고요.

네. 저는 음악 작곡이라기보다는 리믹스를 주로 하고요. 컴퓨터 프로그램 ‘에이블 톤 라이브’ 로 음악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스무살 때부터 작곡을 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별로 안 좋아했어요. 졸업하고 알바해서 제가 돈 모아 장비사서 시작했죠.

힙합을 하다가 EDM으로 넘어왔어요. 처음 힙합 비트를 만드는 걸로 시작했는데, 힙합은 랩할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근데 EDM은 목소리가 없어도 잘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쪽으로 넘어갔어요. 집에서 제가 음악한다는 거 듣고 반대 많이 했어요. 지금은 되게 자랑스러워하시죠.(웃음)

-그런데 어떻게 음악 프로듀서에서 먹방 유튜버로 자리잡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게임 방송으로 시작했어요. 게임을 안 좋아하는데 그냥 다 하길래 따라한거죠. 방송 초보라서 말도 잘 못했고요. 근데 게임하다가 배고파서 방송켜고 치킨을 먹었는데 완전 대박난거죠. 그래서 매일매일 방송할 때마다 먹방(먹는 방송)을 찍었어요. 먹방으로 인기를 끈거죠.

제가 먹방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는 유튜브에 먹방 자체를 편집해서 올리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 라이브 방송을 풀버전만 올렸는데 그때는 먹방 콘텐츠가 틈새시장이었던 거죠. 편집 먹방의 시작이랄까(웃음). 먹는 장면, 말하는 장면을 편집해서 10분 내외로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또 제가 잘 하는게 음악 편집이니까. 오토튠을 먹방에 입혔어요. 오토튠 먹방이라고. 오토튠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유튜브 방송 공약으로 알래스카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 다녀오고 나서 돈이 없더라고요.

돈은 없는데 먹방을 찍어야하고 그래서 두부 먹방을 했어요. 근데 두부만 먹으니까 너무 심심해서 영상에 오토튠을 입혔는데 그게 오토튠 먹방이라고 해서 반응이 좋더라고요.

-먹방 찍으실 때 메뉴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먹방 메뉴선정 1순위는 광고. 광고가 들어오면 스케줄에 맞게 찍어야 하니까. 그 다음은 유명 브랜드의 신 메뉴. 빨리 리뷰해야 사람들이 좋아해요. SNS에서 이슈됐던 10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같은 거 찍었어요. 다음은 시청자분들이 먹어달라고 요청하셨던 거. 마지막이 제가 먹고 싶은 거 이렇게 정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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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에드머. 출처|에드머 개인 SNS

-요새 먹방 유튜버들은 대부분 대식가 콘셉트인데, 에드머 님은 많이 먹지는 않더라고요. 한번 대식가 콘셉트를 시도해본 적 있나요?

많이 먹어보려고 시도는 했어요. 최대가 햄버거 일곱개 반. 그 정도 먹으니까 목구멍까지 차 오르더라고요. 먹토(먹고 토하기)한 사건이 있었는데. 제가 엄청 매운 치킨을 먹었는데 매운 거 없앨 때 알코올이 좋다고 해서 위스키를 마셨는데 확 올라왔어요. 그때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올라와서 라이브 중에 토한 적이 있어요.

- 직접 디제잉이나 파티 같은 것도 개최하는 것 같던데요. ‘인싸파티’가 뭐예요?

제 목표가 저만의 단독 공연을 여는 거예요. 제가 디제잉을 하니까 파티를 여는 거죠. 미성년자를 위한 파티도 있었고 성인만을 위한 파티도 있었어요. 인싸파티라고, 시즌 4까지 했는데 5도 할 예정이예요. 인싸파티 이름은 인싸들만 오는 게 아니라 와서 인싸가 되라는 의미예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4년 넘게 유튜버를 하면서 4년 전부터 계속 보시는 분들도 있고 짧게 최근에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유튜브든 음악이든 간에 대중과 마주하는 직업은 팬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식없이 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항상 노력하고, 슈퍼스타로 ‘떡상’(급상승)하거나 그런 거는 없지만 꾸준히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거에 만족해요.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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