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00호 홈런 기록한 박병호, 김하성과 축하[포토]
키움 박병호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에서 KT 선발투수 김민수를 상대로 좌중월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으로 통산 300호 홈런 금자탑에 올랐다.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키움)가 KBO리그 역사에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상황 자체가 극적이진 않았지만, 역대 KBO리그에서 13명 밖에 갖고 있지 않은 진기록이라 의미를 더했다.

박병호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회초 1사 1루에서 맞이한 3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김민수의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4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난 2일 두산전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300홈런에 단 1개 만을 남겨놓은 박병호는 올시즌 자신에게 강했던 KT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다. 올시즌 박병호는 KT를 상대로 5경기 타율 0.118로 취약했다.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수원에서도 2경기 타율 0.143으로 좋지 못했는데, 이번 홈런으로 진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KT 그리고 수원 공포증을 떨쳐내는데도 성공했다.

박병호 전까지 300홈런 고지는 KBO리그 38년 역사에서 단 13명 밖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00년 KBO리그 첫 번째 300홈런 금자탑을 세운 장종훈 (한화 육성군 총괄코치) 이후 지난해 역대 13번째로 300홈런을 달성한 최형우(KIA)까지 19년 동안 13명만 영광의 순간을 맛봤다. 13명 중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김태균(한화), 최정(SK), 이대호(롯데), 최형우 넷 뿐인데 5일을 기점으로 박병호가 합류했다. 히어로즈 소속으로는 지난 2010년 송지만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프로 데뷔 후 1154경기만이자 3754타수만에 금자탑을 세웠다.

2005년 LG에서 데뷔한 박병호는 그해 6월 2일 무등 KIA 전에서 KBO리그 통산 첫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데뷔 시즌 포함 4시즌 동안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며 총 24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데 그쳤다. 박병호의 거포 본능은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한 후 깨어났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두 시즌(2016~2017)을 제외하고 2020시즌까지 8연속시즌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4시즌과 2015시즌 KBO리그 최초로 2연속시즌 50홈런을 달성한 것이 압권이었다. 올시즌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방망이때문에 여러 타순을 오가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애썼고, 기어코 자신이 있어야 할 4번 자리에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300홈런 고지에 오른 박병호의 기록 릴레이는 계속된다. 올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면 이승엽(은퇴)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7연속시즌 30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더불어 올시즌 홈런왕에 오르게 된다면 이승엽을 넘어 역대 KBO리그 홈런상 최다 수상자(6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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