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삼성 오승환, 힘겨운 1이닝 무실점 한미일 통산 400 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16일 잠실구장에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경기 9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며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돌부처의 멈춰있던 세이브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달성을 시작으로 앞으로 오승환(38·삼성)이 걷는 길은 역사가 된다.

오승환은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4-3으로 리드중인 9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1이닝을 막아내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잡은 뒤 연속 볼넷을 내주는 등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국 위기를 극복하고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날 오승환의 등판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경기 전 허삼영 감독이 오승환의 마무리 복귀 시점에 대해 “내가 아는 장점이 나오면 언제든지 내세울 수 있다. 조만간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규민이 8회 등판했고, 오승환이 9회 나와 세이브를 따면서 반전 결말이 만들어졌다. 허 감독은 “코칭스태프에서 오승환이 좋아졌다는 의견을 냈고 우규민과 순서를 바꿔 내세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드라마틱한 반전과 함께 오승환은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이승현, 최지광, 김윤수, 임현준, 우규민 등 기존 필승조에 오승환이 마무리로 돌아가며 철벽 불펜 완성에 방점이 찍혔다.

[포토]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오승환, 승리의 하이파이브
삼성 오승환이 16일 잠실구장에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경기 에서 KBO리그 복귀 첫 세이브를 올리며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기록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오승환은 18일 경기에서도 세이브를 수확하며 KBO리그에서만 279세이브를 따냈다. 독보적인 통산 세이브 1위다. 17일 기준 2위 정우람(169개)과 1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범접 불가한 수치다. 프로 데뷔 후 본격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2005년부터 오승환의 발자취는 곧 KBO리그 세이브 역사가 됐다. 풀타임 마무리 첫 해인 2006년 47세이브를 따내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써낸 오승환은 2007년에도 40세이브를 수확해 KBO리그 최초로 2연속시즌 40세이브 달성 기록을 세우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2008년에도 39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3년 연속 세이브 왕좌를 차지했다. 이후 2시즌 동안 왕좌에서 물러난 오승환은 2011년 자신이 세운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에 타이를 이루며 세이브왕 타이틀을 탈환했고, 2012년 37세이브를 따내 2년 연속 세이브 부문 최강자로 군림했다. 앞으로 오승환이 세이브를 따낼 때마다 KBO리그 역사는 매번 경신된다.

세이브 기록 관련 최초·최소·최연소 타이틀도 오승환이 독식했다. 2007년 9월18일 광주 KIA전에서 역대 최소경기(180경기) 100세이브 기록을 달성한 오승환은 그로부터 4년뒤인 2011년 8월12일 대구 KIA전에서 29세28일, 334경기만에 200세이브 고지를 점령해 최연소, 최소경기 200세이브 달성 신기록을 작성했다. 또 2013년 4월7일 대구 NC전에서는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250세이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77세이브를 쌓고 일본 무대에 진출한 오승환은 첫 해인 2014년엔 39세이브를 따냈고, 2015년에는 외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 타이인 41세이브를 올리면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등극하는 등 돌부처의 위용을 뽐냈다. 이후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42세이브를 추가한 뒤 KBO리그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통산 세이브 기록에도 도전한다. 현재 아시아 통산 세이브 기록은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가 보유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레전드로 평가받는 이와세는 1999년부터 2018년 은퇴하기까지 주니치에서만 뛰면서 통산 407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이 앞으로 세이브 6개를 추가하면 이와세와 나란히 서고, 7개를 기록하는 순간 아시아 통산 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은 새롭게 바뀐다. 오승환이 아시아 마무리 투수 역사에 이름을 새길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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