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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대표팀 전웅태가 국제근대5종연맹 2020시즌 카이로 월드컵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제공=UIP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올림픽이 취소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버팁니다.”

한국 근대5종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도쿄 올림픽행 티켓을 따낸 전웅태(25·광주광역시청)는 최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 획득(계주 은, 단체 금)으로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지난 3월 열린 2020시즌 근대5종 월드컵 첫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내는 등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던 중이었다. 그런데 전지훈련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등 곡절을 겪었다. 설상가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마저 폐쇄돼 훈련 시작이 또 연기된 끝에 최근에서야 상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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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대표팀 전웅태가 국제근대5종연맹 2020시즌 카이로 월드컵에서 레이저런 도중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제공=UIPM

전웅태는 7일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올림픽 연기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열릴 대회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막연하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훈련이나 대회보다 국민을 포함한 전 세계인의 안전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우리만 훈련을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생활 동안 제대로 쉬어본적 없었는데 자가격리 기간 등 강제휴식이 생겨 생각 정리도 하고, 기분전환도 했다. 마음껏 외출할 수는 없었지만 ‘내년에 바쁘게 지내야 하니 올해 대신 쉬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웃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고도 대회가 연기돼 허탈할 수밖에 없다. 절친이자 라이벌인 이지훈(25), 여자대표팀 김세희 등 ‘드림팀’ 멤버들이 일찌감치 티켓을 확보해 서로 격려하며 고난의 시기를 버티고 있다. 전웅태는 “대회 일정이 모두 취소된 덕분에 부족한 점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보완할 시간을 벌었다. 개인적으로 펜싱 기량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코치님께서도 ‘전웅태의 펜싱을 더 세밀하게 가다듬을 시간이 생겼다’고 말씀하시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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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대표팀 전웅태가 국제근대5종연맹 2020시즌 카이로 월드컵에서 수영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제공=UIPM

이 전보다는 근대5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웅태도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근대5종을 더 알리고 싶다”며 ‘팬심’을 호소했다. 그는 “연맹차원의 지원도 훨씬 좋아졌고, 후원사도 많이 생겼다. 그래도 근대5종이 야구나 축구처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수 있는 종목으로 격상됐으면 좋겠다. 올림픽 메달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몸 관리 잘 해서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격려하면서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나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국민 여러분도 힘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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