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씨의 ‘대리 게임’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명도 내놨지만 논란만 더욱 키우는 분위기다.

류 씨 스스로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논란의 골자는 대리 게임을 통해 등급을 올렸고 이를 통해 스마일게이트 정규직 채용 당시 자신의 등급을 기입했는지의 여부가 아니다.

우선 류 씨가 2015년 1월 스마일게이트 인턴 입사 당시 이력서에 ‘대리 게임’으로 얼룩진 과거는 숨겨둔 채 게임동아리 회장,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회 참가 등과 같은 화려한 이력들을 채웠는지를 밝혀야 한다. 대리 게임이란 위법적인 행위를 하고서도 자신의 LoL 관련 활동 등을 부각시켜 인턴에 채용된 것이야말로 청년들에게 자괴감을 주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 당시 이력서에 자신이 직접 만든 등급인 ‘다이아4’를 기입했다는 류 씨의 주장은 이미 수십 번도 더 읽었다. 정규직 전환 당시가 아니라 처음 인턴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를 공개하면 의혹은 쉽게 풀릴 수 있다. 류 씨가 자신의 이력서에 LoL 관련 동아리활동, 대회 참가 등 스펙을 서술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억울하다면 직접 공개하면 될 일이다. 이 문제는 류 씨만이 나서서 풀 수 있다. 당시 이력서는 본인 요청에 의해서 류 씨에게만 제공한다는 것이 스마일게이트 측의 입장이다. 그러니 참말로 류 씨가 자신의 주장에 거짓이 없다면 직접 회사에 요청해 당시 이력서를 받아 공개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류 씨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다던 A씨는 “동아리를 망친 사람이 자신의 취업이나 국회 진출에 동아리 회장 이력을 이용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류 씨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력서를 공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기자는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류 씨를 직접 만나 이력서 공개여부에 대해 재차 물었다. 그러자 류 씨는 “중앙당에 이력서를 제출해 소명을 했다”고 답했다. 국민들에게 공개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했다. 그러면서 스마일게이트 인턴 지원 당시 이력서에 LoL 관련 활동 등을 서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시 (대리 게임)사건과 동아리 회장 역임, 대회에 나간 것들은 그 이전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스마일게이트 인턴 지원 당시 이력서에 LoL 관련 스펙들을 서술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고자 코스프레 의혹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는 ‘해고 노동자’에서 ‘권고사직’으로 말을 바꾸며 권고사직은 IT·게임업계에서 해고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퇴직위로금 수령 여부가 도마에 올랐는데 이날 류 씨는 퇴직위로금 수령과 관련해서 또다시 석연찮은 뒷맛을 남겼다. 그는 퇴직위로금 수령 여부에 대해 “법적으로 받아야하는 금액은 퇴직 후에 받았고 노조가 생긴 후에 추가적인 금액이 일방적으로 지급됐다”고 답했다. ‘법적으로 받아야하는 금액’은 퇴직금을 뜻한다. ‘추가적인 금액’은 퇴직위로금을 말하는 것인데 이를 스마일게이트 측에서 일방적으로 입금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의당 관계자는 “1차 퇴직위로금 3개월 치는 퇴직금과 함께 받았고 2차 퇴직위로금 6개월 치는 나중에 입금됐다. 2차 퇴직위로금은 서류를 써내고 접수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했다. 류 후보는 그 절차를 따르지 않았는데 그냥 일방적으로 퇴직위로금이 입금됐다”고 말했다. 퇴직금만 받았고 퇴직위로금은 일방적으로 입금된 것이라는 류 씨의 주장과 배치된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논란·의혹을 풀기 위해선 자신의 주장·해명이 아니라 이력서, 퇴직금 수령 통장 사본 등 명확한 근거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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