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마트_유퀴즈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분주하고 스트레스 많은 보통 사람들의 삶. 때문에 TV에서만큼은 치유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이들이 많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편안해지거나 웃겨서 빵빵 터지거나. 특히 예능에서는 편안함, 드라마에서는 B급 코미디가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tvN ’삼시세끼 산촌편‘, SBS ’리틀 포레스트‘, ’MBN ‘자연스럽게’ 등이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지만 특히 시즌2로 돌아와 6개월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돋보인다. 여타의 프로그램들과 달리 일반인 출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주를 이뤄 마냥 잔잔해 보이지만 독보적인 색깔을 띠고 있는 것. 드라마에서는 ‘천리마마트’가 B급 감성으로 웃음을 전달 중이다.

지난해부터 전파를 탄 ‘유퀴즈’는 연예인 출연자로는 유재석, 조세호만 나오지만 절대 이들만 빛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이곳저곳을 거닐며 시민들과 즉흥 대화를 시도하는데, 시민의 가슴속 깊은 이야기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눈다.

유퀴즈

30대에 접어든 한 시민이 20대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메시지,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다고 밝히면서 외국인인 어머니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마음을 전하는 시민, 자신이 아팠을 때 자식을 고생시켰다며 눈물을 보인 미용실 원장님 등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공감과 때론 먹먹한 울림까지 전한다.

‘유퀴즈’ 측은 “시즌1보다 시즌2 반응이 더 좋다. 사실 연예인들이 주체로 여행을 떠나거나 먹방을 진행하는 등의 장면은 이제 대중이 피로도를 느끼는 지점이다. ‘유퀴즈’는 일반인들이 전하는 얘기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공감과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것 같다. 일반인 출연자의 경우, 섭외된 분들이 아닌데 생각지도 못하게 끼가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의외의 재미도 선사한다”라고 전했다. 유재석의 유려한 진행 실력과 여기에 유머를 얹어 찰떡같이 호흡하는 조세호의 역할이 있기에 이 같은 메시지가 가능하다는 말도 더해졌다.

천리마마트

‘천리마마트’는 B급 코드를 내세워 금요일 밤을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웹툰을 안 본 이들에게는 요즘 보기 드문 “저 세상 드라마”라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웹툰을 본 사람들은 그대로 실사화돼 즐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천리마마트’ 관련 기사 댓글에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아닌데 ‘ㅋ’가 난무한다.

정복동(김병철 분)이 사장, 문석구(이동휘 분)가 점장인 천리마마트는 고객이 왕이 아닌 직원이 왕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다. 때문에 고객만족센터는 불만을 토로하러 온 고객이 오히려 고개를 숙이게 되는 상상초월의 시스템을 갖췄다. “무엇이 불만인고”라고 묻는 직원, “물건이 불량이오니 환불해주옵소서”라며 고개를 숙이는 손님. 이는 정복동의 기상천외한 운영법이 있어 가능한 것으로, 문석구는 그런 정복동을 볼 때마다 심란한 표정으로 놀라는데 이동휘표 코믹함이 더해져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처럼 대체적으로 전개가 황당한데 배우들의 연기가 진지하고 능청스러워 웃음을 극대화하고 있다. 독보적인 비주얼과 특유의 말투를 가진 빠야족의 등장도 한몫하고 있다.

‘천리마마트’ 제작진은 “한 번쯤 실패의 쓴맛을 본 사람들이 모여 다시 힘을 내는 이야기로, 여기에서 오는 따뜻함이 있다. 또한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신선한 이야기,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재미도 있다. 재기 발랄한 연출도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시는 요소다”라고 전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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