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박항서-히딩크, 이런 모습 오랜만이죠~
박항서(왼쪽)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중국에서도 추락할까.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중국행을 선택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궁지에 몰렸다. 그래도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베트남과 홈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면서 대륙 축구팬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73살인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9월 중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중국 축구의 해결사로 온 셈이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내년 7월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해 히딩크의 조국인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실시하는 등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상대 공격수 응우옌 띠엔린에 멀티골을 얻어맞고 0-2로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베트남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박항서 감독에게 완패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언론이 먼저 들고 일어났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10일 “히딩크 감독에게 1년 동안 중국에 얼마나 체류하는가 물어보라. 중국 슈퍼리그는 몇 번이나 보러 갔으며 대표팀을 몇 번이나 훈련시켰나”라고 비난했다. 히딩크 감독은 실제로 네덜란드에서 머무르다가 중국 대표팀이 훈련하거나 실전을 치를 때만 오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재택 근무’를 하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의 구세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행보는 마술사 같았던 2000년대 초.중반이 아니다. 한국을 2002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호주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어 러시아로 이동,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에서 조국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썼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러시아가 슬로베니아에 진 것을 필두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터키 대표팀으로 온 뒤 2012년 유럽선수권 본선 진출 실패를 겪었다. 2014년엔 1998년 이후 16년 만에 고국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왔으나 극도의 부진 끝에 1년도 되지 않아 경질됐다. 네덜란드는 그 여파로 2016년 유럽선수권 본선에 가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탈락했다.

유럽 이곳저곳에서 망신을 당한 히딩크 감독은 이후 프리미어리그 첼시 임시 사령탑을 거쳐 지난해 중국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지금까지는 실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모든 것은 내년 1월 태국에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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