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장 대표이사 인사말
현대스틸산업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이석장 대표이사 인사말. 제공 | 현대스틸산업

[스포츠서울 채명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주역들 가운데 한 명인 이석장 전 현대건설 전무가 최근 회사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스틸산업의 대표이사(CEO)로 선임됐다. 현대차 출신 임원이 현대건설 자회사 CEO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1년 그룹에 편입된 뒤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스틸산업은 이 전 전무가 김재경 전 대표에 이어 지난달 20일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 선임되어 같은 달 28일 등기됐다고 10일 공시했다.

1967년생인 이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한 뒤 현대차그룹에서 전략 기획 부문에서 일했다.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 실무를 도맡으며 현대그룹에 넘어간 회사를 되찾아오는데 주요 역할을 맡았다. 그해 말 공로를 인정받아 이사 승진과 함께 경영지원 3팀장을 맡았다.

이어 2012년에는 녹십자생명(현 현대라이프생명) 인수를 성공시키며 2013년 다시 상무로 승진했다. 당시 40대의 나이로 현대차그룹의 사세 확장에 주요 역할을 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시대를 이어줄 차세대 기수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2018년 전무로 승진한 뒤 현대건설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1년 반만에 현대스틸산업 CEO를 맡았다.

현대스틸산업은 올해로 출범 40년을 맞았다. 1979년 현대건설의 철구사업본부로 출발한 뒤 2001년 3월 범현대그룹 계열 분리 당시 현대건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형태로 분사해 현재의 회사명으로 바꿨다.

주력사업은 초고층 빌딩, 교량과 산업설비제작 설치 등을 담당하는 철구사업, 보유중인 2400여대 규모의 육해상 중장비를 활용한 중기 임대사업 등이다. 지난해 매출은 2787억800만원, 영업 손실 53억7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매출액 1352억4900만원, 영업이익 18억5600만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현대건설에서 나오며, 전체 실적 추이의 동조현상도 뚜렷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달성도 현대건설에서 받은 일감이 늘어난 덕분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올해 52세인 이 대표를 향후 더 큰 계열사의 CEO로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략·기획, 인수·합병(M&A)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임원들을 평가할 마지막 평가는 리더십과 혁신 능력이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같은 기업들도 주요 임원 양성의 최종 단계로 CEO 역량을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이미 정몽구 회장이 각 계열사들에게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고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 대표도 현대건설에 기대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현대스틸산업의 홀로서기를 실현시킬지 과제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현대스틸산업은 지금까지의 발전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세계 일류 철 구조물 회사를 뛰어 넘어 인프라 구축의 선두주자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확보함과 동시에 사업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oricm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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