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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람이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프로당구 2차대회 여자부 64강 1조 서바이벌 경기에서 샷에 집중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쿠션 프로 당구 선수로 변신을 꾀한 차유람(32)이 데뷔전에서 쓴 맛을 본 뒤 3차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김영진 프로당구협회(PBA) 사무총장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당구 3차대회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 미디어데이에서 “차유람이 와일드카드 출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 대회 참가 신청은 14일 마감됐다. 이후엔 1부 투어 참가 자격이 없는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는데 차유람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기 원했다. 준비하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지기 위해 3차전은 불참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4년의 공백을 깨고 3쿠션 프로 선수로 돌아온 ‘당구 여제’ 차유람은 데뷔전에서 진땀을 흘렸다.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프로당구 2차 대회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LPBA) 64강 1조 서바이벌 경기에서 30점에 그치면서 히가시우치 나츠미(78점), 김갑선, 박수아(이상 46점)에게 밀려 최하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아마추어 시절 포켓볼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한 그는 지난 2015년 결혼 이후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면서 사실상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다가 최근 PBA가 남녀리그를 출범하면서 홍보대사로 활동했는데, 6월 파나소닉 오픈 초대 대회 이후 선수 복귀 열망을 품었다. 4년 만에 큐를 잡고 3쿠션 훈련에 집중한 그는 지난 대회에 PBA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하면서 현역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3쿠션 종목은 테이블 크기에서부터 큐까지 포켓볼과 달라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데뷔전에서 비교적 쉬운 공 배치에도 샷이 다소 짧거나 길었다. 게다가 아마추어 당구에서는 40초 안에 샷을 하면 되지만 프로 리그에서는 ‘30초 룰’이 적용된다. 경기 중 시간 반칙을 범하는 등 차유람은 평소의 샷 루틴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차유람은 “프로라고 하기에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시청자나 당구 치시는 분이 보기에 ‘프로는 다르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그저 묵묵히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유람은 대회 직후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준비 안 된 프로’라는 비난과 더불어 PBA 역시 ‘흥행을 위해 차유람을 무리하게 출전시켰다’는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심적 부담을 느낀 차유람은 최근 일산 훈련장에서 큐를 잡았지만 끝내 오는 26~30일 엠블호텔에서 열리는 3차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조금 더 3쿠션 당구에 적응한 뒤 출전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차유람은 프로 선수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성장과정을 보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올 시즌 시드 없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하는 만큼 데뷔전에서 애를 먹었다고 해도 곧바로 출전을 포기하는 자세에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스로 약속대로 성장 과정에 초점을 둔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견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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