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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의 어린이팬이 구단 용품샵에서 황의조의 유니폼을 구매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르도 |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보르도=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프랑스 보르도에서는 ‘뉴비’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가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보르도는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다. 농업과 무역업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영화를 누려왔고,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내 여러 건축물이 증명한다. 광역권까지 묶으면 100만 인구가 거주하는 프랑스 내 6번째로 큰 지역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도시 자체보다는 와인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관광지로 유명한 파리,리옹,니스 등에 가려져 이곳을 찾는 한국 사람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기자가 보르도에 머무른 사흘 동안 시내에서 마주친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주에 여기서 만난 한국인은 몇 명이냐’는 질문에 보르도 관광안내소에서 일하는 직원은 한 손으로 숫자를 셌다.

이런 보르도에서 등번호 18번의 ‘UI JO‘ 유니폼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관광지로 잘 알려진 ‘물의 광장’ 근처에는 2층 건물의 구단 용품샵이 있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황의조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마네킹과 바로 마주하게 된다. 구단의 대표 선수로 선택해 진열했다는 것은 그에 걸리는 기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장 차 방문한 프랑스 낭트에서 황의조의 경기를 보기 위해 보르도를 찾은 이형석씨는 다소 작다 싶은 사이즈의 유니폼을 사야 했다. 맞는 사이즈는 이미 모두 판매됐기 때문이다. 그는 “유니폼을 준비해서 경기장에 오고 싶어서 보르도에 도착하자마자 매장을 먼저 찾았다. 라지 사이즈는 없고 미디움 사이즈만 남아있었는데 그런데 그마저도 재고가 없어서 마네킹에 입혀 놓은 유니폼을 벗겨서 사갖고 왔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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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의 유니폼(등번호 18번)이 구단 용품샵 전면에 대표로 배치돼 있다. 보르도 |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보르도의 홈 구장 ‘스타드 마트무트 아틀란티크’ 내 구단 용품샵에서도 황의조의 유니폼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판매 담당 매니저 티보 물린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여러 선수가 영입됐지만 그중에서도 황의조의 유니폼이 가장 잘 팔린다. 아직 프리시즌 기간이라 유니폼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을 시기인데도 내가 판매한 것만 40벌 정도 되는 것 같다. 새 시즌을 맞이해 새 유니폼을 사려는 사람들이 주로 황의조의 이름을 마킹해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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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쇼핑의 거리에 위치한 구단용품샵에 황의조의 유니폼이 대표로 배치돼 있다. 보르도 | 이지은기자

지난 5일 제노아와의 마지막 친선전을 앞두고 삼촌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사샤 뤼스 델콤벨군은 다섯살 생애 첫 유니폼으로 황의조를 선택했다. “형의 친구 아빠가 보르도에서 오래 뛰었던 축구 선수였다. 나도 보르도의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서 내년부터 축구를 배우려고 한다. 그 기념으로 삼촌이 유니폼을 사준다고 해서 누구로 할지 고민했다. 황의조가 잘하는 스트라이커라고 들었다. 앞으로 골을 많이 넣어줄 것 같아서 이걸로 골랐다”고 재잘대는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날 황의조는 프리시즌 경기 제노아전에서 아이의 동심까지 확실히 사로잡았다. 특유의 터닝슛으로 팀에 선제골을 책임지며 유럽 무대 첫 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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