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박성현(오른쪽)이 에비앙챔피언십 연습라운드 도중 캐디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LG전자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솔레어)이 퍼터 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박성현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벵에 위치한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 71·652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2m 이내 짧은 퍼트를 수 차례 놓치다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해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역전 우승을 따내고 박성현이 3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대회들어 샷과 퍼트 감각 모두 이번시즌 최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박성현은 김효주(24·롯데)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경기 전 내린 비로 시작 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연됐고, 전반 9홀을 도는 동안에도 비가 내려 전날까지와 전혀 다른 코스와 그린 상태로 대회를 치르는 등 악조건이 이어졌다. 김효주는 2014년 에비앙챔피언십에서 호주의 레전드 카리 웹에 역전승을 따낸 경험이 있고, 고진영은 송곳 아이언으로 이번 시즌 그린 적중률 1위(79.1%)에 오르는 등 2년차 징크스를 무시하고 있는 터라 지켜야 하는 박성현의 부담이 더 커보였다.

1번홀(파4)에서 3m 남짓 파 퍼트가 잔디 결의 저항을 받지 않아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2번홀(파3)에서도 내리막 버디퍼트를 강했던데 비해 1m 남짓 남겨둔 파 퍼트를 약해 두 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전반 내 짧은 거리에서 강한 스트로크로 홀컵을 스치거나 돌아 나오는 등 좀처럼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던 박성현은 11번 홀에서 통한의 더블 보기를 범했다. 드라이브 티 샷이 왼쪽으로 감겨 페어웨이 좌측에 있던 나무를 맞고 떨어졌다. 174야드 가량 남은 거리에서 핀을 직접 공략한 세컨드 샷도 나무를 맞고 떨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수세에 몰린 터라 안전하게 돌아가기보다 과감한 공략을 선택한 게 발목을 잡았다.

약 62m 가량 남겨두고 러프 지역에서 한 서드 샷은 그린 뒤쪽 비탈면에 맞고 핀 방향으로 굴러 내려와 파 세이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m 남짓 파 퍼트가 홀컵 왼쪽으로 공 하나 간격을 두고 지나갔고, 1m 가량 남은 보기 퍼트도 스트로크가 강해 컵을 타고 좌측으로 돌았다.

침착하게 2온에 성공해 3m 남짓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도 잔디 굴곡에 의한 저항이 없어 버디에 실패한 고진영은 파로 막아냈고, 세컨드 샷을 핀 앞 2.5m 가량 붙인 김효주는 과감한 스트로크로 버디를 낚아 희비가 엇갈렸다. 11번 홀까지 김효주가 16언더파로 달아났고, 고진영도 10번홀(파4)에서 예리한 송곳 아이언으로 세컨드샷 핀 공략에 성공해 14언더파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한 박성현은 7홀을 남겨두고 선두에 5타 뒤진 4위까지 떨어져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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