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인하 시기를 놓고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 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 보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0일 의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그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역갈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국내 채권전문가 70% “일단 이달은 동결”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해 시장에 인하 신호를 보낸 뒤, 8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인하를 전망한 응답 비율은 30%였다. 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갈등과 국내 경기 부진이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우려에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의 과거 의사결정 패턴을 보면 18일 회의에선 금리를 동결하고서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본 뒤 8월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번 회의에서 내리더라도 이상할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8월 금리 인하를 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7월 인하론도 만만치 않아

하지만 7월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미중 및 한일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현재 예정된 추경 등을 생각한다면 이번 7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입장을 밝힌 이상 금통위가 8월 회의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도 “이달말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만큼 금통위의 선제적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 경기 하방 리스크를 키울 우려가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월 열린 금통위에서 조동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신인석 위원이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이번 회의에선 금통위원 7명 중 최소 2명이 금리인하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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