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인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가 캐나다 토론토로 갑작스럽게 떠난 가운데, 그를 향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윤지오는 2008년 8월 5일 장자연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물로 장자연 사망 후 2009년 검찰과 경찰의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아왔다. 증언을 이어가던 윤지오는 장자연의 10주기인 올해 실명과 이름을 공개하고 대중 앞에 섰다.

이후 윤지오는 방송과 언론 인터뷰, 책 출판, 개인 SNS를 통해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 촉구에 힘을 썼으나 이러한 과정에서 진행한 후원금 모금이 발목을 잡았다. 윤지오가 4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지낸 호텔 비용을 경찰이 지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동안 진행된 모금 활동에도 의혹이 제기된 것.

윤지오의 책 ‘13번째 증언’ 출간을 도운 김수민 작가, 그의 법률 대리인 박훈 변호사, 장자연 문건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김대오 기자 등은 “윤지오 씨는 故 장자연씨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 윤지오 씨는 조 모 씨 성추행 건 이외 본 것이 없다. 그럼에도 ‘장자연 리스트 봤다’ ‘목숨 걸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후원을 받고 있다”며 지난 23일 윤지오를 명예훼손(허위사실)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윤지오 증언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30일 디스패치는 윤지오가 그동안 내놓은 증언을 추적하는 형식으로 기사를 게재, 윤지오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며 신빙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윤지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과 스마트워치 작동이 되지 않았다고 신변의 위협을 주장한 부분 역시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와중에 윤지오는 지난 24일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고, 모친 수술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현재 모친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윤지오에게 우호적이었던 여론 또한 윤지오의 증언에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지오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음모론’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 윤지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경호 업체가 보낸 영수증과 함께 사설 경호원 비용을 증명하는 입금표 캡처 사진을 게재, “지상의 빛 비영리단체로 입금된 약 1500만 원은 단 1원도 쓰이지 않았으며 사설 경호비 3560만 원은 모두 사비로 결제했다”라고 해명했다.

캐나다 출국 후에도 윤지오는 “캐나다 온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지만 저 정말 잘 자고 잘 먹고 푹 쉬면서 가족과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너무나도 무탈하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여러분도 이제 제 걱정이나 너무 염려마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기며 팬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피소 당한 윤지오에 대해 고소장은 접수된 상태지만 그가 직접 귀국을 하지 않는 이상 강제로 소환할 방법은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출국 전 아프리카TV를 통해 생중계를 한 모습에서 윤지오는 “다시 돌아올 것”이란 말을 남기긴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귀국 계획은 알려진 바 없다.

반면 윤지오를 둘러싼 진실공방보다 ‘장자연 사건’ 재조사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윤지오가 진상조사단 진술을 통해 10년 동안 세상을 떠돌며 꺼져가던 ‘장자연 사건’ 진실 규명의 불씨를 살려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을 떠난 윤지오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장자연 사건’의 재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윤지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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