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
KT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타격 훈련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 KT 위즈 제공

[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타고투저 현상의 근본적 해결책은 투수들의 기량 향상이다. 반발계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공인구에 소폭 변화를 줬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투수들이 날개를 달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새 공인구로 인해 타자들의 장타력이 뚝 떨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구를 접한 타자들 대다수가 이전과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KT 야수들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2019시즌 KBO리그 공인구를 접했다. 이전까지는 투수들만 공인구로 투구했지만 이날부터는 타자들도 공인구로 타격과 수비 훈련에 임했다. 타격과 수비, 주루를 두루 소화하는 시뮬레이션 배팅이 진행됐는데 KT 포수 이해창은 “공을 받을 때 느낌과 칠 때 느낌 모두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다. 사실 전혀 바뀐 줄 몰랐다”고 말했다.

타자들의 타구질도 뛰어났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홈런을 날렸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에 초점을 맞춘 박경수 또한 이전까지 훈련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질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 박경수는 “다른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맞바람이 많이 불어서 타구가 안 날아갈 수도 있었는데 괜찮았다”고 새 공인구로 타격한 순간을 설명했다.

박경수 유한준
KT 박경수(왼쪽)과 유한준이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후 웃고 있다. | KT 위즈 제공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2월 규칙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2019시즌부터 새로운 공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KBO리그 공인구 반발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 낮춘 반발계수에 맞춰 공의 지름을 1㎜키웠고 실밥의 높이는 낮추면서 폭은 조금 넓어졌다. 공의 크기와 실밥의 형태가 메이저리그(ML)나 일본프로야구와 비슷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KT 타자들은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공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몇몇 투수들의 경우 공의 크기와 실밥 형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타자는 반발계수 차이를 체감하지 못했다. 사실 반발계수 수치만 봐도 차이가 크지 않다. 타격 코치를 비롯한 현장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매시즌 홈런 30~40개를 치던 선수들은 그대로 많은 홈런을 생산할 것이다. 한 자릿수 홈런을 치던 선수들의 홈런갯수가 줄 수는 있으나 거포들은 여전히 큰 타구를 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재균은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쓴 공도 반발력이 특별히 높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 마이너리그의 공을 모두 쳐봤다. 솔직히 가장 잘 날아가는 공은 ML 공인구였다. 마이너리그 공이 제일 안 날아갔다”며 “미국에서 ML 공과 마이너리그 공을 나란히 들어봤는데 무게 차이가 뚜렷하게 났다. ML에서는 훈련 때부터 비거리가 정말 잘 나왔다. 펜스 넘어 상단을 향하는 타구가 꾸준히 나왔다”고 돌이켰다. 실제로 ML 투수들 사이에선 공이 조작됐다는 말이 꾸준히 나온다. ML는 지난 2년 동안 홈런수가 급증했는데 보스턴 데이비드 프라이스, 뉴욕 양키스 다나카 마사히로 등이 “이전과는 다른 공을 던지고 있다”며 조작된 공인구가 타자들의 장타력을 향상시켰다고 주장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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