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강지윤기자·조효정 인턴기자]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150만명,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강혜진·30). '초통령'이란 별명도 가진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리뷰, 만화 캐릭터 메이크업 등 어린이 맞춤형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헤이지니는 지난 2014년 캐리소프트의 '캐리앤토이즈' 1대 캐리언니로 1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통통 튀는 목소리와 장난감을 조립하고 해체하는 독특한 영상으로 관심을 끌며 큰 인기를 얻었죠. 이후 키즈웍스로 둥지를 옮겨 '헤이지니'란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고 본격적인 장난감 리뷰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11일, 헤이지니는 깜짝 결혼 발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결혼식 비하인드 스토리를 레고 장난감이 등장하는 토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유튜브로 공개하기도 했죠. 과연 키즈 크리에이터답습니다.


헤이지니는 자신의 매력을 "진짜 즐기는 것"이라고 꼽았습니다. 실제로 그가 유아용 완구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연기가 아니라 정말 재밌어한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덕분에 헤이지니의 이색 놀이 체험, 장난감 리뷰, 인형 놀이 등 콘텐츠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솔직해서 억지로 재미있는 척 연기를 못하는 성격"이라는 헤이지니는 인터뷰 내내 "친구들"을 언급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바쁜 스케줄이 힘들 때도 있지만 진짜 즐기며 일하고 있음을 표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키즈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에서 방송연예를 전공했어요. 처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어 진학한 게 아니라서 방송에는 큰 흥미가 없었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다 시도해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키즈 크리에이터였어요. 그때가 2014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내 유튜브 콘텐츠는 대부분 뷰티나 게임이었지 키즈는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고민도 했지만 어릴 때부터 장난감, 애니메이션, 아이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제가 장기적으로 일을 하려면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죠.


Q: 최근 구독자 수가 150만 명을 돌파했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얻은 본인만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뭐든 제가 진짜로 재미있게 즐겨야 좋은 영상들이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친구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언니 즐거워 보여요"란 말이에요. 부모님들도 "지니 씨는 진짜 재미있어서 이 일을 하는 거 같아요"란 말을 많이 하세요. 재미있는 척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즐기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가서,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Q: 진정성 있게 소통한다고 하지만 아이들과 공감대를 이룬다는 게 쉽진 않을 거 같아요.


제가 평소에 아이 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조금 엉뚱한 면도 있어서 그렇게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같아요. 한 번은 방송 피디님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가 "리액션도, 평소 행동도 아이 같아서"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웃음)


Q: 그래도 아이들이 보는 콘텐츠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을 거 같은데요.


아직 아이를 키워본 게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들께서 남겨 주시는 피드백이 참 많은 도움이 됐죠. 아이들에게 이런 건 알려주면 위험하겠구나, 이런 부분을 조심해야 되는구나 배웠어요. 특히 칼이나 불처럼 무심코 따라 했을 때 위험한 부분들은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해요.


Q: 구독자 200만 명이 넘으면 걸고 싶은 공약이 있나요?


제 이름이 아니라 저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 이름으로 좋은 곳에 기부하고 싶어요.


Q: 어른 팬들도 많나요?


생각보다 많아서 저도 놀랐어요. 초등학생 친구들은 많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친구들도 진짜 많아요. 이런 '어른이(어린이 취향을 간직한 어른)'분들은 제 팬미팅에 오는 게 망설여진다고 하시더라고요. 대부분 어린이들이 오니까요. 그래서 어른이들을 위한 팬미팅을 열어도 좋을 거 같아요.


Q: 영상을 올리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을 볼 때요. 오히려 제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정화될 때가 많아요. 팬미팅이나 뮤지컬 공연 후에 아이들을 만날 때 그 순수한 모습에 감격해서 울컥한 순간이 종종 있어요. 제일 좋아하는 사탕을 입에 물고 있다가 제게 주고 싶었는지 종이에 잘 싸서 제 손에 쥐여준다든지, 애착 인형을 "언니 가져요!"라며 건넨다든지. 한 번은 정말 어린 꼬마 친구였는데 엄마랑 같이 장을 보다가 한우팩을 가져와서 제게 준 적도 있어요.(웃음) 이런 모습을 볼 때 '내가 진짜 사랑받고 있구나, 잘해야 되는구나' 느껴요.


Q: '캐리언니'의 이미지가 너무 견고해서 새로운 채널을 열 때 고민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제가 '캐리언니'로 활동하며 인기를 얻은 걸 부정할 수는 없잖아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상상했던 그대로 대부분의 친구들이 저를 '헤이지니'로 기억해주더라고요. 감사하죠.


Q: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인'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바로 든 생각은 "왜 나지?"였어요. 영어로 메일이 와서 처음엔 스팸인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사실 실감이 안 났는데 기사가 나가고 알려지면서 이게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를 그때서야 느꼈어요. 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촬영팀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세요. 제가 혼자 제작부터 영상편집까지 하는 게 아니라 모두 같이 고생하는 건데 저 혼자 부각되서 미안함이 늘 있어요. 개인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저를 돋보이게 하려고 묵묵히 일해주는 촬영팀과 제 콘텐츠를 봐주는 친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헤이지니는 이제 '방송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각종 CF, 방송 출연 러브콜도 많이 오나요?


방송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서 많이 하는 편인데, 사실 CF는 대부분 거절하는 게 많아요. 아무래도 제가 키즈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아이들이 봤을 때 좋지 않은 것들, '키즈스럽지' 않은 것들은 너무 상업적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거절하는 편이에요.


Q: 출연하고 싶은 방송이 있나요?


SBS '정글의 법칙'이요! 평소 TV를 안 보는데 이건 돈을 내고 볼 정도로 좋아해요. 제가 자연, 식물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힘든 걸 즐기는 편이라 정글에 가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Q: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연매출이 20억원이라 밝히며 많은 화제를 모았어요.


사실 방송에 다 나가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셔서 구체적인 수익을 공개하긴 했지만 저를 잘 모르는 일부 분들은 '20억원'이란 숫자만 보고 "장난감 가지고 돈 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제 순수한 마음과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치부되는 것 같아 속상한 적도 많아요. 물론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 건 맞지만 돈을 벌고자 크리에이터를, 특히 키즈 크리에이터를 했다면 분명 오래 사랑받진 못했을 거예요.


Q: 스케줄이 너무 많아 힘들진 않나요?


어제도 스케줄 중에 코피가 났어요.(웃음) 보통 일주일 중 5일은 아침 9시쯤 나와서 새벽 1시에 들어가요. 굉장히 힘든데 그럴 때마다 일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몸이 두 개였음 좋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일에 대한 욕심도 많아요. 제가 정말 이 일을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Q: 지난해 11월 깜짝 결혼 발표를 해 화제를 모았죠. 3년 동안 곁을 지켜준 남자친구라고. 결혼 소감을 듣고 싶어요.


평소에 촬영하며 공주옷을 많이 입어봐서 그런지 결혼식에 대한 환상은 딱히 없었어요. 남편이 좋은 사람이고 의지가 많이 되는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결혼을 한 거라 결혼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아요. 오히려 부모님들이 굉장히 축하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Q: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참 잘 키울 거 같다는 의견이 많던데요.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저도 진짜 궁금해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장난감만큼은 제약 없이 아이가 하고 싶은 거를 하게 해주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제 영상을 보고 어린 친구들이나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한글이 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 부분도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2019년 새해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장난감같이 놀이 콘텐츠는 했지만 교육 콘텐츠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요. 올해는 한글이나 알파벳같은 교육 콘텐츠를 지니의 스타일로 풀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또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앞으로도 지니가 철들지 않고 지금의 동심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처음 마음처럼 앞으로도 항상 즐기는 제가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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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조효정 인턴기자 chohyoj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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