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가로채널' 박항서 감독이 솔직한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가로채널'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강호동, 배성재 아나운서와 만난 박항서 감독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강호동과 배성재 아나운서는 박항서 감독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으로 향했다. 강호동은 "베트남 공항에서 본 첫 광고판의 주인공이 박항서 감독이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기입, 고등학교 시험에 출제됐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강호동과 배성재 아나운서는 한 은행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베트남 축구선수 쯔엉과 박항서 감독이 모델로 나선 은행이었던 것. 이외에도 자양강장제, 티셔츠에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새겨져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베트남 현지 상인은 "박항서 감독이 모델이 되고 나서 (자양강장제가) 더 잘 팔린다"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박항서 감독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일명 '박항서년단'을 결성, 강호동과 배성재 아나운서는 현지인들이 많이 모인다는 핫플레이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의 거리를 돌아다녔다. 베트남 현지인은 인터뷰를 통해 "항상 지기만 해서 인기 없던 베트남 축구팀의 실력을 박항서 감독이 향상시켰다. 계속 승리하면서 축구 열풍이 불었다"며 "베트남인으로서 정말 감사하다. 평생 베트남팀을 맡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두 사람은 베트남 현지 맛집을 방문해 쌀국수와 분짜를 흡입했다. 음식을 맛본 강호동은 "정말 맛있다. 양세형한테 추천해 줘야겠다"며 감탄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자신의 통통한 배에 관해 "중계는 뱃심에서 나온다. 중계를 위해서 먹었을 뿐이다"라고 해명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베트남과 북한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주변에는 '박항서 매직' 물결이 휘몰아쳤다.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그대로 머리에 새긴 열혈 팬을 만나며 박항서 감독의 인기를 더욱 실감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박항서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이 10년 만에 태국전에서 승리했다"며 뜨거운 인기에 설명을 더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과 북한 축구 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끝나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강호동과 배성재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그는 "운동 선수에서 방송인으로 성공한 강호동을 꼭 만나고 싶었다"며 따뜻한 악수를 건넸다.


'BTS'(비하인드 스토리) 코너가 이어졌다. 박항서 감독은 "어렸을 때 축구 특기생이 아니라 일반인 학생으로 입학했다. 축구를 배우기 위해 고등학교를 1년 더 다녔다"며 "원래 57년생이다. 이후에 법원에 가서 59년생으로 정정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자신의 인생 점수 그래프를 직접 그려보기 시작했다. 박항서 감독은 태어난 순간부터 100점으로 체크하는 화끈한 면모로 현장의 모든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 번 더 100점을 주며 그동안 어디서도 밝히지 않았던 황선홍 선수와의 포옹 세리머니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항서 감독은 "황선홍이 골 넣을지 몰랐다"며 "폴란드전이 2002년 월드컵 첫 경기였다. 룸투룸 서비스로 선발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황선홍에게 차마 선발 멤버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넘기면서 '만약에 골 넣으면 벤치에다 세리머니를 해라'고 말했다"고 전해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어두운 과거도 꺼냈다. 과거 대표팀 감독 경질에 관해 "점수를 매긴다면 40점이다. 남한테 상처를 입었다는 게 아니라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지혜롭지 못했던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이후 '졸리뉴' 별명에 대해서는 "사진이 그렇게 찍힌 거지, 졸지는 않았다"고 해명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에게 베트남 대표팀 감독 부임은 새로운 돌파구였다. 박항서 감독은 "나라를 대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그런데 아내가 '당신이 지금 따질 상황이냐. 뒤돌아 보지 말고 가라'고 해서 왔다. 사실 남편에 대한 응원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폭설 속에서 치러졌던 2018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은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열렸던 2018 AFF 스즈키컵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며 선수들에게 가장 자주 한다는 단어가 '딱중(집중)'이라고 이야기했다.


포상금에 관해서는 "25억 원을 나 혼자 받는 게 아니다. 대표팀이 나눠 가지는 거다. 감독 권한으로 선수 활약도를 정해서 분배했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최근 기부금에 대해 "나 혼자 이룬 게 아니고 선수와 코칭 스태프가 함께 노력했다. 그래서 베트남에 돌려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베트남 선수들과의 유대감도 눈길을 끌었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을 소속팀과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에 소통에 문제없다"며 "예를 들어 '마산 호동' 이렇게 부른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정한 파파 스킨십과 남다른 리더십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편, '가로채널'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ㅣ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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