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손흥민, 골 넣은 이승우와 포효
손흥민이 1일 한일전에서 연장 전반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와 세리머니하고 있다. 보고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이 유럽에서 롱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젖혔다.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었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유럽 생활에 필요한 병역 특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은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예상대로 승리해 시상대 맨 위에 오르게 됐다. 지난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원정 우승을 거둔 셈이다. 이 대회 금메달 수상자는 병역법에 따라 4주간 기초군사훈련으로 병역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 손흥민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은 2010년대 들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독일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쳐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4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그는 어느 덧 몸값이 9980만 유로(약 129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3골을 넣어 박지성, 안정환과 함께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도 기록 중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손흥민과 비교할 축구 선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1~2년 내 군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 축구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총 38명의 선수들이 병역 특례를 받았다. 그러나 손흥민은 런던 올림픽 때 엔트리에 들지 못해서, 인천 아시안게임 땐 당시 소속팀 레버쿠젠의 차출 거부로 아까운 시기를 놓쳤다. 2년 뒤 리우 올림픽에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합류했으나 한국이 온두라스에 8강에서 패하는 바람에 올림픽 금·은·동메달리스트에 주어지는 병역 특례 대상이 되질 못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그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다행히 한국이 우승하면서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뛰며 주가 높일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지금까지 한국 축구에 헌신하고, 월드컵과 프리미어리그에서 국민들을 기쁘게 한 순간들이 적지 않아 많은 이들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따른 손흥민의 ‘유럽 롱런’을 기원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주장을 맡은 뒤 골보다는 도움 주고 헌신하며 팀을 한 칸씩 올려놓았다.

그 결과, 마지막 찬스에서 웃어 기분 좋게 귀국할 수 있게 됐다. 결승전 선제골도 결과적으로 이승우에게 어시스트를 한 셈이 됐다. 그리고 황희찬의 결승포까지 도왔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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