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손흥민 \'몇명이 오는거야?\'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손흥민이 상대를 따돌리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8. 9. 1.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일본의 극단적 수비 전략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연장전반 3분 이승우의 선제골과 11분 황희찬의 추가골이 승리를 견인했다. 극적인 승리를 구던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의외의 경기 양상이었다. 일본은 사실상 5백에 가까운 수비 진형을 구축했다. 한국이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치며 상대했던 말레이시아나 키르기스스탄, 베트남 같은 팀들처럼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꺼내들었다. 공을 빼앗으면 공격은 간헐적으로 시도할 뿐, 일단 실점하지 않겠다는 작전이었다. 예상 밖의 선택이다. 일본은 추구하는 축구 철학이 확실한 나라다. 수비에서 허리, 허리에서 공격으로 짧은 패스를 통해 전진하고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는 일본의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일본의 색깔은 찾을 수 없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21세 이하(U-23) 선수들로 꾸렸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보다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목적이었다.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전체가 발전하고 강해지도록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일본뿐 아니라 바레인, 이란 등이 U-21 선수들로 출전했다. 두 팀은 한국을 만났을 때 수비만 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정면 충돌하는 전술로 대응했다. 발전이 목표라던 일본도 당연히 자신들이 추구하는 플레이를 할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한일전이었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용에 큰 비중을 두는 입장에선 정면 승부를 걸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결승전인만큼 철학과 자존심을 버리고 ‘10백’에 가까운 축구를 했다. 짧은 패스 대신 롱볼로 좌우 빈 공간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일본의 경기는 아니었다.

예상 밖으로 내려앉는 전술에 한국 선수들은 당황했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정규시간 내 득점에 실패했다. 이미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지만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어도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수비에 집중하는 양상에서는 강팀이 득점하기 어렵다.

그래도 선수들은 침착하게 경기를 유지했다. 무리하게 롱볼을 쓰지 않고 연장전반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고, 결국 이승우와 황희찬의 골로 승리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리의 플레이를 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일본은 신념을 버리면서까지 승리에 집착했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는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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