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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국가대표 김혜진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꽃다발과 응원 피켓을 들어올리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사랑해요”, “고생했어요”

금메달리스트 김서영 등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대표팀이 귀국한 26일 인천국제공항에 입상과 관계 없는 선수를 향한 응원이 빗발쳤다. 지난 23일 아침에 훈련하다가 중국 선수 선둬에게 폭행 당한 김혜진에게 향한 격려였다. 김혜진이 오기 전부터 공항엔 꽃다발과 피켓을 든 가족, 동료, 팬들이 여럿 있었다. 그는 입국 순간부터 김서영 만큼이나 카메라 세례를 받아야 했다. 살짝 당황스러운 듯 고개를 돌리기도 했으나 이내 밝은 표정으로 지인들을 만나고 웃었다.

대한체육회의 발표에 따르면 김혜진은 23일 여자 평영 50m를 앞두고 훈련하던 도중 물속에서 선둬와 부딪쳐 시비가 붙은 끝에 맞았다. 같은 레인에서 훈련하다가 의도와 무관하게 김혜진의 발이 선둬의 가슴 부위를 쳤고, 화가 난 선둬가 레인 끝까지 쫓아와 손으로 김혜진의 발목을 잡아 내린 다음. 물 속에서 김혜진의 배를 두 차례 발로 찬 것이다. 김혜진은 속도가 느린 평영이 주 종목이고, 선둬는 아시아 정상급 자유형 선수여서 물 속 가벼운 충돌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선둬가 몰상식하게 김혜진을 때렸다. 중국 대표팀은 선둬와 코치가 선수촌 내 한국 선수단을 방문,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대한체육회 및 수영대표팀은 김혜진의 의견을 반영, 사과를 받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24일 해당 사건의 진상조사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조직위원회에 요청, 적법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혜진은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꽃다발과 ‘김혜진 선수, ♡사랑해요♡’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어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금 마음은 어떤가”란 질문에 “괜찮아요”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시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은 반응도 드러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크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이날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어떤 조치도 나온 것이 없다. 김혜진 선수의 아픔이 전부 치유될 순 없겠지만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혜진은 그날 평영 50m 예선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그날 저녁 벌어진 혼계영 400m 결승에선 대표팀 동료들과 역영해 3위로 들어오고도 실격당하는 등 폭행 당한 여파가 매우 컸다. 그는 자카르타에서 귀국했지만 그가 받은 상처는 아직 자카르타에 남아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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