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10)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김고은이 ‘도깨비’ 이후 오랜만에 충무로 블루칩다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에서 평범하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꿈과 사랑을 이룬 선미 역으로 ‘도깨비’의 지은탁과는 또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도깨비’ 후 ‘변산’으로 만난 김고은은 알고보니 철저한 자기점검으로 스스로를 다잡는 다부진 배우였다.

지난해초 신드롬을 일으킨 tvN ‘도깨비’로 큰 인기를 얻은 김고은이 선택한 작품이어서도 ‘변산’이 주목된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도, 김고은의 행보에 ‘도깨비’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해졌다. 김고은은 “작품 선택 자체에 영향을 준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스스로 달라진 점을 인정했다.

“제가 조금은 더 책임감을 갖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그 작품으로 인해 인지도가 더 생겼고, 그 인지도로 인해서 다음 작품을 제의하는 분들이 있었고, 그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히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부분의 책임감은 더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음 행보를 딱 정해두기보다는 “느낌대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고 즉흥적인 느낌을 말하는 건 결코 아니었다.

그는 “말로 좀더 풀어서 하자면, 시나리오나 감독님, 배우분들, 중요한 요소들이 너무 많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보다는 더 우선적으로 점검해야하는게 배우 본인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제 자신부터 좀더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제 상태와 감정을 고려해가면서 작품을 선택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물론 욕심이 나는 작품도 있지만 욕심이 난다고 다 할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알고, 나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한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다”고 말하며 깊은 속내를 알게 했다.

아직은 앞을 보고 달리기 바쁠 수도 있는데, 스스로를 점검하는 성숙한 면모가 지금의 김고은을 있게 했나보다. 그는 “사실 제가 ‘은교’라는 작품으로 주연으로 데뷔했지만 그때 나이가 21살이었다. 그때도 자기객관화를 하며 ‘큰일났다’ 하며 영화를 했다. 그리고서 아직 너무 부족한 스물 한두살이 스펙트럼이 넓으면 얼마나 넓겠냐 하면서, 그래도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쉼없이 달렸고, 좋은 선배들과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달려갔다. 두려움이 들법한 작품도 많이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런 김고은은 “그게 ‘계춘할망’ 때까지인거 같다. 그이후부터는 ‘너는 더이상 스스로 신인이라고 생각하면 안돼. 너는 이제 네몫을 해내야하는 연차다. 작품수도 그렇고, 언제까지고 신인이라고 얘기할수는 없다는 생각을 ‘계춘할망’ 때부터 하게 됐다. 그래서 그 후부터 더 신중하려고 했고, 그렇게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민의 깊이가 남다른 만큼 자신이 극중에서 내뱉은 대사 ‘값나가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진 말어’는 그에게도 감명 깊은 대사가 됐다. 김고은은 “값나가게 사는게 어떤걸지는 살면서 계속 바뀔것 같다. 하지만 후지지 않게 사는건 뭔지 알것 같다. 무언가에 맹목성을 갖는 걸 경계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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