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집트 아메드 파티, 자책골에 어리둥절...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선수들이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이집트와의 조별예선에서 후반 아메드 파티의 자책골에 환호하고있다. 2018.06.20.상트페테르부르크 |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한 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2018 러시아월드컵 초반 키워드는 ‘결정력’이다. 각 팀 간의 전력 차가 과거만큼 크지 않아 한 골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조별리그 20경기 중 무려 13경기가 단 한 골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 무승부로 마무리된 3경기를 제외하면 17경기 중 76%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이다. 2골 차가 두 경기, 3골, 5골 차는 각각 한 경기에 불과하다. 다득점 대승을 거두는 팀을 찾기 드물다. 과거 사례를 보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초반 20경기에서 1점 차로 끝난 경우는 8경기에 불과했다. 2골 차 승부가 네 경기였고, 3골 차가 두 경기, 4골 차가 세 경기나 됐다. 일방적으로 한 팀이 몰아부치는 양상이 자주 연출됐다. 앞선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도 1골 차 경기는 8회로 50% 미만이었다.

각 조 최상위권 팀과 최약체의 전력 차가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조 추첨에서 포트A 포함됐던 독일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폴란드, 포르투갈 등은 1차전서 승리하지 못했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은 대패를 면하기 위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등의 안정적이면서도 철저하게 준비된 카드를 꺼낸다. 유효슈팅 없이 모로코를 이긴 이란이나 각각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긴 스위스,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이다. 패하기는 했지만 호주는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파나마는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전반 45분 동안 실점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동시에 분석 기술까지 향상해 전력 차를 최대한 좁히는 데 주력한다. 언더독의 약함이 예전 같지 않다. 이로 인해 과거에 비해 스코어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게 결정력이다. 기회 자체가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기회를 살려야 승리에 근접할 수 있다. 20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 받던 포르투갈은 모로코를 상대로 고전했다. 하지만 전반 초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코너킥 상황에서 탁월한 결정력을 선보이며 선제골을 터뜨렸고,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21일 스페인은 디에고 코스타의 행운의 득점으로 이란을 간신히 잡았다. 방법이야 어찌 됐든 상대의 밀집 수비를 단 한 번 뚫는 골이 나왔다. 강팀 입장에선 기회를 살려야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다르게 보면 약팀에게도 기회는 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수비에 집중하는 팀이어도 90분 동안 한 두 번의 득점 기회는 만든다. 한국만 해도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구자철과 황희찬의 헤딩슛으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일본이 콜롬비아가 한 명 퇴장 당한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막판 세트피스 기회를 살려 승자가 됐다. 약팀들이 참고해야 할 생존 방법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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