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위원장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1세대 벤처기업 창업자로 한국의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 컴퓨터의 수장이었던 전하진 시티플랜(SiTi Plan) 대표가 블록체인 전도사로 나섰다.

전 대표는 현재 최첨단 자족도시를 설계하는 부동산 기업 시티플랜 대표이자 한국블록체인협회(회장 진대제) 자율규제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 대표는 19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무리하고 올해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주거환경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블록체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진대제 협회장의 권유로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자율규제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이지만 각종 포럼과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열릴 블록체인 세상을 설명하고 블록체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급여도 없는 명예직이지만 20여년전 IT 붐이 일던 그때의 뜨거운 가슴으로 돌아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가능성을 전파하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뜨거운 마음으로 분주한 전하진 위원장을 만나봤다.

- 블록체인 협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협회장이신 진대제 전 장관이 연락을 해와 역할을 맡아달라고 해 일을 시작했다. 제가 육성쪽에 더 소실이 있는데 자율규제 쪽을 맡아 조금 아쉽다. (웃음)

- 한국 블록체인 협회에서 전하진 위원장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자율 규제를 통해 거래소가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아직 어떤 기준이 돼야 거래소일까 정부도 기준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서 회원사로 만들고 가두리를 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게 관리를 함으로써 차별화된 신뢰를 쌓아 가는 일을 하고 있다.

- 전하진 위원장이 바라보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란?

지상 경제과 있다면 이제 블록체인이 새로운 하늘 경제를 만들었다. 난 그것을 ‘블대륙’이라고 부른다. 과거 20년 닷컴 버블 시절은 정보 교환이 핵심가치였다. 20년이 지나서 인터넷이 뿌리깊게 자리를 잡았다. 그때는 대륙이라고 정의하지 못하는 기술 발전을 통한 인간 삶의 변화였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새로운 대륙이 생겼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큰 변화다.

지상 경제가 ICO(암호화폐 공개)로 블대륙으로 편입되고 있다. 지금은 IT 기반 기업들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 지상 경제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례로 블록체인이 일반화되고 플랫폼화되면 지상 경제의 부동산의 전체 혹은 일부분을 토큰화하겠다고 결정하면 블대륙에서 마음대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전하진 위원장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블록체인 기반 경제의 발전 가능성은?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반 경제가 10년안에 글로벌 경제 규모의 10%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그 정도면 우리 경제의 5배 정도다.

난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를 꼽자면 첫번째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인터넷 환경이다. 정보 유통을 위한 인터넷이 성장하는데 20년이 됐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같이 왔는데 인터넷 라인이 깔리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 정도의 인터넷 보급률이면 얼마든지 그 이상의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일반화된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블록체인은 얼마든지 거래될 수 있다. 특히 후진국의 경우 기존 은행 시스템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필리핀의 해외송금액이 36조원 정도라고 한다. 법정 화폐에서 법정 화폐로 가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필리핀의 경우 기존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도 많다. 이들이 암호화폐를 통한 송금을 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도 절약하고 그만큼 편리해진다. 5년이면 웬만한 블록체인 서비스는 상용화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들이 토큰을 거래하면 그만큼 대륙이커질 수밖에 없다.

- 편의성도 있겠지만 세금문제가 골칫거리다?

지상 경제인 국가 경제와 블대륙간의 환거래로 이해하면 된다. 한화가 블대륙으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어떻게 받을 것인냐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면 될 것이다.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앞서나가던 중국의 규제를 어떻게 이해 해야 하나?

정부가 규제에 나섰지만 중국이 그대로 멈춰 선 것이 아니다. 여전히 비즈니스는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PtoP 거래로 가고 해외로 나가고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은 규제를 했지만 홍콩이 열려 있는 상황이고 중국계 거래소가 활발하게 영업을 해 세계적인 거래소로 성장해가고 있다.

- 국내에서는 여전히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ICO를 통해 자본을 모으는 것이 사기 같지만 사기 쳐서 도망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 ICO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SNS에서 모금하고 정부가 관리를 안해도 돈 내는 사람들이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증권 시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생각해보자. 예탁원에 예탁도 안된 주식이 거래되는 사기도 있었고 다양한 부작용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의 ICO 모델을 비교해 본다면 지금의 ICO 모델이 훨씬 더 안정적이다. 다수의 합의에 의해 비트코인이 만들어졌고 다수의 합의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고 이런 것이 블록체인의 기본 철학이다.

기존 기업 운영 방식과 ICO를 통한 자금확보를 하고 운영하는 기업과는 운영하는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런 것들이 나도 솔직히 익숙하지 않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몇천억원씩을 모아주는 ICO는 가만히 보면 자산의 토큰화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업 모델을 토큰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결국 실물 자산이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금은 사업 아이디어를 ICO 하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등 실물 가치가 ICO를 통해 암호화폐화되는 단계까지 올 것이다.

전하진 위원장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현재 정부의 규제에 대한 생각은?

현 상황은 정부가 규제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 블대륙 규모가 400조원이다. 많은 사람이 자산을 올리고 있다. 지금의 정부 규제 방침은 온라인게임 리니지 안에 들어가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어차피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탈출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기업들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나가 ICO를 하는 경우가 일반화됐다. 정부가 지원을 통해 유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내쫓고 있는 것이다.

반면 스위스는 인구 2만명인 추크에 크립토밸리를 설립했다. 연봉 1억원 이상의 현지인 3명 고용 같은 몇 가지 조건만 갖추면 ICO에 아무 규제가 없다. 이로 인해 세계 가상화폐 절반이 추크에서 ICO를 한다. 인구도 2만명에서 3만 50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 협회 설립 후 현재까지 정부대응, 시장에 대한 시선 등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거래소들이 바라는 정상적인 거래가 안 되는 것이 가장 답답한 부분이다. 어찌 됐든 현 상황은 기회의 손실이다. 투자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투자자의 보호를 개인이 전적으로 지면 된다. 비상장 기업 투자할 때는 직접 거래할 때는 모든 책임에 대한 사인을 한다. 정부가 모든 것을 보호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보호는 하돼 일차적인 책임은 개인이다. 일차적인 것은 당신이라고 해야 정부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아예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해결방안이 있다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밖에 없다. 공무원들은 꿈쩍도 안할 것이다. 왜 내가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다. 문대통령은 남북관계 올인하다보니 신경을 못쓰는 것 같다. 청와대에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없는 듯 하다. 지방 선거 끝나고 남북관계가 안정화 되야 정부에서 신경을 쓸 것 같다.

- 협회에서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롭게 구축하고자 하는 기구가 있다면?

암호화폐 거래소가 안정되는 것이 우선이다. 아직 사기성이 짙은 다단계나 바다이야기 같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쪽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의 피와 같은 코인이나 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심장과 같은 역할이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시키는 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안정화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 경제시스템 안정화를 통해 정부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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