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신태용 감독 \'휴대폰 반납? 1%도 생각 안해 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3월 유럽 원정 명단과 일부 바뀐다…이동국은 안 뽑는다.”

신태용(48)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최종 소집 엔트리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상대 맞춤식 선발’을 공언했다. 신 감독은 2일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 관련 기자회견에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에서 일부 바뀔 수 있다”며 “일각에서 학연, 의리를 따지는 게 아니냐는데 그런 건 머릿속에 1%도 없다. 다만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상대 팀 선수를 이겨낼 수 있다고 여기는 선수는 뽑겠다. 엔트리 조합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전북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 발탁에 대해서는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우즈벡전이 끝나고 동국이와 대화했다. 동국이도 스스로 물러나야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나가기 때문에 이동국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내가 볼 땐 그는 월드컵에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못 박았다. 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50대50”이라고 밝혔다.

일문일답- 최근 동향은.

3월 유럽 원정 다녀온 뒤 코치진과 몇몇 부상자,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살폈다. 35명 예비 엔트리를 만들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포함해서 레이더망에 걸린 선수들을 모두 체크했다. 스페인 코치들은 잠시 한국 들어왔다가 나갔지만, 스페인 리그에서 뛰는 멕시코 선수들 장, 단점을 분석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잉글랜드에 있는 스웨덴, 독일 선수 분석에 있어서 현지 감독을 통해 알아봐달라고 했다. 오는 8일에 한국에 온다. 업무 보고를 받고 코치진 모두 공유하기로 했다. 우선 부상자가 있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 3월 A매치 명단 23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은? 2010년은 여유있게 선발한 뒤 본선 직전 탈락자가 발생했고, 2014년은 최종 명단 23명을 일찌감치 확정했는데.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 14일 (최종 엔트리) 발표할 때쯤 결정할 것이다. 여러 정황상 밝히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주리라고 본다. 3월 유럽 평가전 명단에서 일부 바뀔 수 있다.

- 2014년에도 전력 분석 (외국인) 코치가 있었으나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간 단계이나 스페인 코치들은 어떠한가?

프랑코 코치는 연세가 있어서 PC 등을 잘 다루는 건 아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분석관 일도 해봤기에 지난 평가전 때도 도움이 됐다. 분석관 중 PC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력이 있으니까 협력해서 하고 있다. 2014년엔 분석관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스페인 코치 2명이 프랑코 코치와 잘 하고 있다.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본다.

- K리그에서 골을 많이 넣는 이동국,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월드컵 경험이 있는 이청용. 두 선수에 대한 발탁 계획이 있는지.

이동국이 나이는 있지만 경기는 상당히 잘 하고 있다. 선발이나 교체로 모두 나서서 마찬가지다.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벡전 10차전 끝나고 동국이와 한 얘기가 있다. 동국이도 스스로 물러나줘야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나가기 때문에 이동국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좋은 기회에서 골을 못 넣었을 때 악플 등에 민감한 상황이다. 이동국은 내가 볼 땐 월드컵에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이청용은 최근 경기에 나서면서 50대50으로 본다.

- 부상 중인 왼쪽 풀백 김진수의 상황은.

김진수는 이제 워킹 단계다. 우리가 월드컵 명단 발표할 때까지는 어려울 수 있으나 유럽으로 넘어갈 때 몸 상태를 두고 본다. 사실 김진수 등 몇몇 선수 때문에 23명으로 결정할지, +α를 더할지 고민이다. 내 계획대로라면 김진수를 비롯해서 여러 부상자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α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김진수도 50대50이다.

- 상대국 분석을 했을 것 같은데.

스웨덴, 멕시코 경기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우리가 1~2차전 끝나고 분석해도 될 것 같다. 분석 업체에 맡겨서 스웨덴 멕시코는 선수 신상까지 털고 있다. 장, 단점을 영상으로 작업해서 우리 선수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준비가 잘 되고 있다.

- 이달에만 일본을 두 차례 다녀왔는데.

일본은 김진수가 다치면서 윤석영을 확인하러 갔다. 또 홍정호가 유럽 원정에서 생각보다 몸이 올라오지 않아서 정승현도 봤다. 처음에 갔을 땐 정승현이 팀 훈련에서 다쳐서 경기 뛰지 못했다. 두 번째 감바 오사카-사간도스전을 통해 확인했다. 물론 황의조, 김진현 등 우리 대표팀에 들어올 선수들을 전반적으로 모두 체크하기 위해서 갔다. 지금 컨디션이나 몸 상태를 체크, 14일 명단 발표에서 참고하려고 한다.

- 이번 월드컵엔 잔디가 하이브라드로 바뀌고, 비디오 판독(VAR) 도입 등 변화가 있다. 선수들에게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잔디가 하이브리드로 바뀐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 천연잔디에 인조잔디가 섞여서 딱딱하다는 느낌이나 거의 비슷하다. VAR이 월드컵에서 시행된다고 하니까 K리그 선수들은 잘 적응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J리그나 유럽에 있는 선수들은 아직 인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월드컵 가기 전 VAR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 수비라인은 K리그 선수가 주축이기에 나름대로 미리 경험하고 있는 시스템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헤드셋 도입도 있는데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실험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국내파-유럽파 이질감이 문제가 됐다. 이번에도 공격은 유럽, 수비는 국내 선수들이 주축인데.

지금 현 대표팀엔 문제될 게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수비는 K리그, 공격은 유럽파? 문제 소지로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선수들은 하나가 돼 움직이고 있다.

- 전북 수비진이 주축인데, 시즌 초반 실점이 많았다가 3월 A매치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선수들이 무실점 경기하면 개개인이 자신감을 쌓아 팀 전체가 보이지 않는 힘을 받게 된다. 그 선수들이 대표팀 수비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연습 경기든, 실전 경기든, 무실점으로 만들어가는 건 감사한 일이다.

- 컬링 대표팀이 올림픽 기간 휴대 전화 반납을 하고 호성적을 냈다. 대회 기간 선수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할 계획이 있나.

그런 생각은 1%도 안 해봤다. 우리는 장기간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한다. 컬링 대표팀이 그런 것 하나 때문에 성적을 냈다면 좋은 케이스이나, 한국에서 올림픽하지 않았느냐. 휴대전화가 없더라도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러시아에서 장시간 있어야 하는데, 지칠 때 자기 컨디션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선수들은 감독보다 휴대전화를 더 사랑한다.(웃음) SNS로 소통도 많이 하는데 월드컵 기간이 되면 휴대전화 압수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SNS는 못 하게 하려고 한다.

- 부임 초반보다 표정이 한결 좋아진 것 같은데, 월드컵 40여일 앞둔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부상 선수다. 김진수와 몇몇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가 우려된다. 오늘 신문에도 손흥민이 7경기째 무득점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선수들은 항상 좋을 수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가라앉을까봐 염려가 된다. 밖에서 볼 땐 크게 걱정할 필요 없겠다고 보나, 선수가 100% 몸 상태를 끌고가도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싶은데 70~80%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 매 경기 부상 없이 100% 만들어갈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 최종 엔트리 구성에 가장 중점을 두는 건.

일반 팬 여러분이 볼 때 저 선수는 잘하는 데 왜 안 뽑느냐? 감독이 학연, 의리를 따지는 게 아니냐고 본다. 그런 건 머릿속에 1%도 없다. 내가 가장 염려하는 건 스웨덴과 만났을 때 누가 나가서 그 선수 개개인과 겨뤄 누가 이기느냐다. K리그에서 경기력이 안 좋은데 뽑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선수가 상대 팀 선수를 이겨낼 수 있다면 좋지 않더라도 뽑아야 한다. 이런 것을 구성하고 있다. 엔트리 조합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다.

- 주변 전문가들은 16강이 어렵다고 보는데.

전문가 견해가 지금까지는 맞다고 본다. 분명히 나도 다른 입장이었다면 그런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감독 맡고 수비 조직력 훈련한 시간이 4~5일이었다. 일주일도 안 됐다. 그러나 21일부터 소집하면 첫 경기가 있는 6월18일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최소 보름에서 20일까지. 2주 정도 수비 조직 훈련을 하면 지금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도 느끼겠지만 수비는 개개인 능력이 우선시되나, 조직력을 완성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진다.

- 어차피 3패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야 하는데.

어차피 나가봤자 3패라고 말하는 분들은 그저 그냥 말하는 것으로 여긴다. 진정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우리 대표팀의 3패를 원하진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을 원한다. 우리 선수들이 3패가 아닌 3승을 하기 위해서 하나로 뭉쳐야 한다. 이젠 언론에서 우리 선수들 사기를 많이 북돋아줬으면 한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여기까지 온 것 월드컵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달라.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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