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박민우의 치명적인 실책, 미안해...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가 5일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 김상수의 땅볼 타구를 잡으려다 놓치면서 만루 위기가 만들어지자 미안한 눈빛으로 마운드의 유원상을 바라보고있다. 2018.04.05. 창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무섭게 가속페달을 밟고 진화를 거듭했던 젊은피가 목표를 앞두고 주춤하고 있다. 태극마크를 바라보고 전력을 다한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했던 선수들에게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표팀을 구축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APBC에 참가했다. 한국, 일본, 대만 세 나라가 젊은 선수들의 국제무대 경험을 위해 만든 이 대회는 대표팀 첫 번째 전임감독인 선동열호의 데뷔 무대로도 관심을 받았다. 선 감독은 APBC를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 12,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까지 굵직한 대회들을 책임진다. 선 감독은 APBC에서 선발된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앞으로 국제대회에 데려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APBC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유독 힘든 2018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본을 상대로 괴력을 발휘했던 NC 장현식과 대만전 승리 주역인 KIA 임기영은 나란히 시즌 개막에 100% 컨디션을 만들지 못하고 지각 합류했다. 임기영은 지난달 21일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장현식은 아직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던 롯데 박세웅도 장현식처럼 여전히 재활 중이다. 장현식은 이르면 5월 중순, 박세웅은 순조롭게 재활이 진행되면 늦어도 6월에는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APBC에서 굳건히 뒷문을 지켰던 삼성 장필준과 롯데 박진형도 올시즌이 순조롭지는 않다. 장필준은 열흘 정도 늦게 시즌을 시작했고 박진형은 기복에 시달리다가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서 제외됐다.

야수진도 그렇다. 상위타선에 배치된 타자들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NC 박민우는 타율이 0.198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29일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APBC 대표팀 주장 구자욱은 타율 0.213으로 부진했다가 옆구리 통증으로 지난달 6일 엔트리서 제외됐다. 넥센 김하성도 만만치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다가 최근 들어서야 페이스를 회복했다. KT 내야수 정현은 4월 중순에 2군으로 내려갔다. 넥센 이정후만 그나마 순항 중이다.

지방 A 구단 코치는 “아무래도 아시안게임을 너무 의식한 게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군복무 시기가 다가오는 20대 중반 선수일수록 그런 생각이 강한 게 눈에 보였다. 지난해 한 번 대표팀 맛을 본 만큼 앞으로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에서 언급한 이들 중 박세웅, 박진형, 박민우, 김하성, 이정후는 군미필자다. 수차례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KT 이진영은 “국제대회가 있는 해에는 체력적인 면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소모가 극심했다. 모든 선수가 태극마크 욕심을 내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나면 부담과 욕심이 함께 다가왔다. 국제대회 전후로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APBC에 출전했으나 현재 고전하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1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명단 발표까지는 4~5주 정도 남았다. 5월 반등을 이룬다면 선 감독이 예고한대로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최정예 전력구축을 예고한 선 감독이지만 비슷한 실력이면 젊은 선수를 선택한다고 덧붙인 만큼 젊은 선수들의 태극마크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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