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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토트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나가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으로 이동시켰다.

일반적으로 한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감독은 같은 포지션의 대체자를 투입한다. 이른 시간이면 더욱 그렇다. 준비한 전술을 그대로 수행할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2일(한국시간) 본머스 홈구장 비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케인과 같은 포지션인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는 대신 측면에 있던 손흥민에게 원톱 역할을 맡겼다. 손흥민은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몸싸움에 능숙하지 않고 제공권 능력도 케인이나 요렌테에 비해 부족하다. 대신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다른 기능을 믿고 포지션 이동을 감행했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원톱을 맡은 적이 있다. 케인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최전방에서 제 몫을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미 손흥민의 능력을 알고 있다.

기대대로 손흥민은 원톱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전반 35분 2선 중앙까지 내려와 에릭 라멜라에게 받은 패스를 간결하게 잡은 후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세르주 오리에에게 내줬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오리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델레 알리가 정확하게 마무리했다. 오리에의 도움과 알리의 결정력에 앞서 손흥민의 침투 패스가 좋았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득점에도 성공했다. 후반 17분 알리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발리슈팅을 시도했다. 공이 정확하게 발등에 맞지는 않았지만 골키퍼 아스미르 베고비치가 막을 수 없는 위치로 향했다. 41분에는 경기를 끝내는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내준 공간 패스를 받아 빠르게 페널티박스 안으로 접근했고, 골키퍼를 가볍게 따돌린 후 득점에 성공했다. 지공과 역습 상황에서 모두 빛났다. 손흥민은 연계와 득점에 모두 능숙한 공격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요렌테 카드를 꺼내는 대신 손흥민에게 케인 역할을 맡긴 이유를 짐작하게 만드는 경기력이었다.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 토트넘은 4-1 역전승을 거뒀고,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손흥민은 이날 EPL 11,12호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14골까지 2골 남았다. 아직 8경기가 남아 있어 개인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에덴 아자르를 따돌리고 EPL 득점 8위에도 올랐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 13골)와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유나이티드, 14골)에 근접했다. 동시에 시즌 17,18호골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에는 모든 대회에서 21골을 넣었다. 앞으로 4골을 추가하면 새 역사를 쓴다. 손흥민의 레이스를 막을 변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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