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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내야수 박병호가 11일 고척돔에서 열린 경찰청과 연습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나서 타격에 임하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제공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년 만에 다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32)가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과제인 고척돔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일찍감치 장타도 신고했다. 특별히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프로선수로서 자존심을 걸고 맹활약을 다짐했다.

박병호는 11일 고척돔에서 열린 경찰청과 연습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출장해 적시 2루타 포함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전날 청백전에서 처음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고척돔에 선 그는 2경기 만에 장타를 신고했다. 4회말 경찰 홍성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터뜨린 박병호는 6회초를 앞두고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넥센은 경찰청을 4-1로 꺾었다. 박병호의 적시 2루타가 결승타였다.

경기 후 박병호는 “2루타를 쳤지만 결과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정식경기라 생각하고 매 순간 진지하게 실전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척돔 적적응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척돔에도 점점 적응하고 있다. 첫 날 훈련할 때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괜찮다. 2경기를 하면서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보는 것도 적응이 됐다. 앞으로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고척돔 탓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수비시 땅볼타구가 강하게 굴러오는 편인데 이것도 고려하고 준비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이승엽 이후 한국야구를 지배한 홈런왕이다.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시즌 연속 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KBO리그 최초 2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그런데 빼어난 활약을 펼친 만큼 기대도 높다. 많은 이들이 다가오는 2018시즌의 테마로 박병호와 박병호가 미국에 진출한 사이 홈런왕으로 자리잡은 최정의 홈런 대결을 꼽고 있다. 2년 전 메이저리그(ML)에 진출했을 때 만큼 야구팬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병호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을 향한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갈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주위의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나 스스로도 이런 기대치를 느낀다. 잘 하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내가 특별히 부담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프로선수는 다 똑같다. 못하거나 지면 분하다. 프로선수로서 기대치를 충족시켜 드리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병호와 넥센 구단은 이날 오전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악플러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이 매체는 넥센 구단이 수 년째 박병호를 향해 기사에 악플을 단 네티즌을 향해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악플러는 박병호가 넥센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한 시점부터 박병호를 타깃으로 삼아 특정 포털사이트에 악플을 달았다. 축적된 악플 숫자만 4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병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것만 생각한다. 그런 것까지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 또한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당장 고소할 계획은 없다. 박병호의 의사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당장 법적대응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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