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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최근 ‘라디오스타’ 등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치있는 입담과 감각을 펼치며 신예능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아버지의 구두공장을 이어받은 주인공 찰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앳된 외모지만 벌써 연기경력 17년을 맞았다. 뮤지컬과 예능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호영이 ‘킹키부츠’와 배우 김호영에 대해 들려줬다.

1막_김호영 (1)
-신 예능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바래왔던 바이다. 공연을 하거나 연기를 하면서 평가받는 직업인으로 살고 있는데 그냥 혼자서 서운해했던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부터 연극을 했고 뮤지컬에 데뷔해서 캐릭터가 강한 쇼뮤지컬을 많이 하다 보니 연기보다는 쇼적인 부분으로만 보는 분들이 많았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 다른 부분을 너무 평가 안해주시니 혼자 서운해했다. 내가 어떤 부분을 더 잘할 수 있나 생각해보니 입담, 재치 등이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십분 발휘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기회가 와서 예능에 출연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생각해보면 10여년 전에도 ‘세바퀴’나 ‘스타킹’, ‘도전천곡’ 등 예능을 했는데 그때는 주목받지 못했다. 지금은 개성있는 전문가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돼 내가 환영받는 것 같다.

-뮤지컬에서 주인공 찰리 역을 열연 중이다. 트리플 캐스팅인데 김호영만의 매력을 자랑한다면.

사람인지라 같은 역할을 하는 배우에 대해서 신경을 안쓴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좋은 방향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같은 배역을 한다고 해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어차피 다르기 때문에 다름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 예전에는 상대 배우가 누구인지를 많이 신경썼다. 지금은 17년 동안 뮤지컬을 하면서 30대 중반이 되고 나니 누구와 함꼐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잘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이 뮤지컬은 찰리의 성장스토리다. 그렇기에 찰리를 통해 관객들이 마치 내 얘기 같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찰리의 노래가 적어서 아쉽지는 않을까?

전혀 서운하지 않다. 오히려 이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서운했을 것 같다. ‘킹키부츠’는 공연을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행복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저는 두번째로 이 공연을 하는데 직전 공연 때 배우들의 단체 카톡 방이 아직도 활성화돼있을 정도다. 노래가 좋고 드라마가 좋은 작품이다.

-롤라 역의 정성화나 최재림과의 호흡은 어떤가.

성화 형과는 지난 번 시즌에서도 같이 해서 너무 잘 맞는다. 형이 내게 “너랑 나랑 너무 잘맞는다”고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무대에서 느껴지는 게 있다. 형이 “재연 때랑 또 다르게 네 연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 말이 무척 힘이 됐다. 재림이는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됐지만 작업은 처음 같이 해봤다. 이 친구에 대해 새롭게 재발견하게 됐다. 굉장히 유연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힘이 있다.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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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마지막에 하이힐을 신는다. 신을만 한가.

워낙 많이 신어봐서 못신는 척 연기하는게 오히려 힘들다. ‘킹키부츠’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 중 내가 하이힐을 제일 많이 신어봤을거다. 어쩌면 여배우 보다 많이 신어봤을지도 모른다. 워낙 단련돼서 불편하지 않다.

-강소라, 비 등의 응원을 받고 있다. 연예계 마당발이다.

강소라씨가 ‘킹키부츠’를 보러와서는 “오빠가 롤라가 아니라 찰리를 한 게 정말 멋있는 도전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롤라를 하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평소 유머러스한 성격을 보면서 롤라 역이 맞다고 생각한 듯 하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공연을 다 본 이민정 누나는 “너 무대에서 너무 잘생겨보이더라”라고 했다. 외모를 떠나서 배우가 무대에서 자신의 몫을 책임지고 열심히 하는 게 멋있게 보이는 것 같다. 비는 첫공연 때 보러오겠다고 했다가 일 때문에 못왔는데 “네가 주인공인 행사에 불러주면 언제든 가서 응원하겠다”고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멋진 친구가 응원해주니까 힘이 난다. 고맙다.

-앞으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여배우는 누굴까.
정선아 전미도. 정선아 전미도 두 배우다. 같은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뭔가 대단히 호흡을 맞춘 적은 없었다. 정선아는 무대에서 반짝인다. 화려하고 고혹적이다. 그 친구가 19세 때 내가 21세 때부터 봐왔다. 그때는 내가 두 살 많다는 이유로 오빠랍시고 가르치려고 들었는데 요즘은 정선아에게 배우는 것이 많다. 연기도 인간적인 것들도. 전미도와는 ‘돈기호테’에서 산초와 알돈자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녀를 지켜봤는데 캐릭터 분석을 무척 잘하고 연기와 노래를 너무 잘해서 감탄했다.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
-예능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는데 꼭 해보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무척 많다. 그 중에서도 제가 말을 잘하고 남의 말을 잘 들으니까 ‘인생술집’ 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에 나가고 싶다. 저는 술을 한 잔도 안마시지만 술자리에서 끝까지 남아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잘 나눈다. ‘인생술집’에서 패널로 참가해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다. 나중에는 이홍렬쇼, 주병진쇼처럼 김호영쑈하고 싶은 게 꿈이다. 내 이름을 가진 쇼를 하는 게 목표다.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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