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삼성 박해민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타격 후 전력 질주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내 선택에 도전해보고 싶다.”

삼성 박해민(28)은 지난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군 입대를 미루고 2018시즌도 삼성에서 뛰기로 결정한 것이다. 1990년 생인 박해민은 올해로 만 28세가 돼 더 이상 상무와 경찰야구단에 지원할 수 없다. 만 27세가 초과된 선수는 지원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박해민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거는 방법 밖에 없다. 그것이 안되면 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수행해야 한다. 현역 입대가 무조건 선수 생명을 위협한다고 볼 순 없지만 2년 가까운 실전 공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박해민이 병역 문제를 기피하기 위해 군 입대를 미룬 것은 절대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리며 고민을 거듭했고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 그는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있어 당장 군에 입대한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당장 아시안게임에 뽑힌다는 보장도 없고 뽑힌다 해도 대표팀이 무조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저 내 선택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생각 뿐이다. 대표팀에 뽑히지 않는다면 당연히 현역으로 입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어렵게 결정을 내린 만큼 박해민에게 2018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팀에서 주전 중견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지만 5월 초 발표 예정인 아시안게임 대표팀 1차 엔트리에 들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에 경쟁자들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외야 포지션엔 걸출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야구 대표팀 선동열 감독도 대표팀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러모로 대표팀 승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해민의 시즌 초반 활약이 더 중요한 이유다. 박해민도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의지를 다지며 이를 악물고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소속팀 감독이자 야구 선배로서 박해민을 바라본 김한수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박해민의 선택에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그는 “(박)해민이와 군 문제에 대해 따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그렇지만 본인이 큰 결심을 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민이는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는 선수다. 지난해에도 잔부상이 있었지만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올해도 잘해서 본인이 바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제자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감수하고 선택한 박해민의 ‘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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