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이청용이 서울 소속이던 2007년 3월21일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에 오겠다는 생각만 있다면…”(FC서울)

“아직은 아니다.”(이청용 측)

이청용의 한국 복귀 가능성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친정팀 FC서울은 “지난 여름부터 타진하고 있으나 이청용 본인의 결심이 서지 않고 있다”며 영입이 쉽지 않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이청용이 마음을 돌리면 K리그 클래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이청용은 올시즌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고전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선 단 3경기(선발 1회)에 그쳤고, 그나마 선발로 한 차례 나선 지난해 9월11일 번리전에선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프랑크 더 부르 감독의 조기 경질에 빌미가 됐다. FA컵과 리그컵에서 5차례 출전했으나 크리스털 팰리스가 두 대회에서 모두 탈락했기 때문에 정규리그 출전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31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전에 교체 투입되는 등 교체 명단에 들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반길만 하다.

다른 때라면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기회를 엿보며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도 있다. 문제는 러시아 월드컵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유럽 출장에서 이청용을 만나 그에게 뛸 팀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청용도 러시아행 의지를 드러내며 에이전트와 상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실전 감각이 절실한 그에게 안성맞춤인 팀은 딱 하나 친정팀 서울밖에 없다. 황선홍 서울 감독도 윙어(측면 미드필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술을 펼치기 때문에 경험 많고 기량 좋은 이청용의 컴백은 서울의 전력과 관중을 동시에 끌어올릴 호재가 될 수 있다.

서울은 일단 이청용에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 언제든지 그와 테이블에 앉고 싶다는 뜻이다. 서울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에도 복귀 의향을 타진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타진은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청용이나 가족들의 결심이 서지 않는 것 같다. 올 여름 계약기간이 끝나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떠나더라도 유럽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여의치 않다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이나 유럽의 다른 리그로 가는 게 이청용의 마음이란 얘기다. 이청용의 경우 박지성 현역 시절 에이전트였던 이탈리아인이 대리인으로 있어 유럽 내 다른 구단도 물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청용 측이 국내 복귀의 가능성을 아예 닫은 것은 아니다. 이달은 어렵더라도 2~3월이 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그의 부친 이장근 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계약기간이 6개월 남았으니 문이 넓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한국 복귀에 대해선 “아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크리스털 팰리스에 올 여름까지 잔류할 경우 출전 기회가 현저히 줄어 러시아 월드컵 때 ‘신태용호’ 승선이 물 건너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청용이 1월엔 겨울이적시장이 열린 유럽 내 이적을 우선 순위로 정하고 2월이 되면 서울 컴백에 더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주영도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과 계약을 해지한 뒤 3월에 서울로 돌아온 적이 있다. K리그는 2월까지 이적시장이 열려 있다. 3월에도 자유계약 신분 선수는 입단이 가능하다. 서울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 영입을 급하게 서두를 이유는 없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