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양민희 기자] 처음 자전거를 타던 날 기억하시나요?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배웠던 기억 한 조각쯤은 누구나 있을 텐데요. 한 페달, 한 페달 오로지 내 힘으로 밟아야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점이 우리의 인생과 매우 닮아있죠.


여기 실패의 경험이 끝내 성공을 만들어내는 자전거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선수가 있습니다. 촉망받는 미술학도였던 이수연(32)은 취미로 시작한 라이딩으로 '2017 오크밸리 그란폰도' 대회 여자부 1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는데요.


요즘 땅에 발을 디딘 횟수보다 자전거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그를 서울 청담동 '비텔리 익스클루시브' 센터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자전거 타는 여자'로 유명해졌어요.


이수연 : 원래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강사로 활동했어요. 매일 앉아서 그림만 그리다 보니 운동량도 적어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더라고요. 익스트림 스포츠를 찾던 도중 사이클 세계에 입문하게 됐고 벌써 올해로 5년 차가 됐네요.


Q) 진로를 바꾸고 속상했던 적도 많았다는데.


이수연 : 처음에는 타이트한 의상을 지적하거나 자전거 타는 척한다며 뒤에서 수군거렸어요. 편견을 부숴버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 올해 1100명이 참가한 '오크밸리 그란폰도' 대회에서 당당히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답니다.


Q) 실력으로 보여준 결과네요. 얼마나 연습했나요?


이수연 : 시즌인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주 3회 하루 3~4시간을 타요. 주말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6시간 이상을 투자하죠. 비시즌에는 프로 선수가 직접 코칭해주는 아카데미 수업을 듣거나 헬스장을 가는 편이에요.


Q)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상도 많았다고요.


이수연 : 로드 사이클은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내리막 같은 구간에는 80km 정도의 스피드가 나다보니 낙차한 건 셀 수도 없고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어요. 작년에는 심하게 다쳐서 열 여덟 바늘을 꿰맨 적도 있었죠.


Q) 장비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이수연 : 현재 '캐니언 스램 얼티밋 우먼팀 SCR' 독일 자전거를 타고 있어요. 한정판으로 판매해 800만원에 구입했어요. 의상, 고글 등 용품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투자한 돈은 2000만원 정도? 놀라지 마세요. 협찬 포함입니다(웃음).



Q) 배우 진태현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수연 : 진태현 씨가 로드 사이클을 타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최근에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됐고, 올해부터 같은 클럽 멤버가 되어 투어도 함께 다녀요.


Q) 투어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묘미죠?


이수연 :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도 있듯이 맛집 탐방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죠. 자전거를 타다 보면 열량 소모가 엄청나서 기름지거나 밀가루 음식이 당겨요. 최근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갈비 짬뽕이요!


Q) 자전거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가 부러워요.


이수연 : 하체와 엉덩이 근육을 기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해요. 전신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웨이트를 병행해야 하죠. 평소엔 자전거를 탄 뒤 헬스장에서 스쿼트 200개, 플랭크, 니푸시업 50개, 복근 100개, 스텝박스 20분으로 하루 운동을 마무리해요.



Q) "다리가 두꺼워진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이수연 : 옛날에는 젓가락 같은 다리가 유행했다면 요즘은 허벅지, 종아리, 엉덩이에 약간의 근육이 붙어있는 탄탄한 몸매가 트렌드잖아요? 다리가 두꺼워진다는 오해를 하는 여성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자전거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힘을 사용하는 게 아닌 장시간 페달을 밟아야 하는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다리만 발달시키는 운동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Q) 운동을 하기 전과 후의 몸매 변화가 궁금해요.


이수연 : 작년 비시즌 때 잠깐 운동을 쉬어서 10kg가 쪘어요. 올해 4월부터 독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했죠. 식이조절을 병행한 결과 두 달만에 원래 몸으로 돌아왔어요. 20대 초반까지는 170cm에 48kg의 근육없는 마른 몸이었는데 자전거를 탄 뒤로 근육이 붙다 보니 체중은 늘어났지만 현재는 체지방률 17%로 유지하고 있답니다.


Q) 식단 조절은 어떻게 하는지.


이수연 : 닭 가슴살, 현미밥 반 공기, 채소, 견과류 등을 주로 먹어요.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하루에 한 끼는 먹고 싶은 음식을 선물하죠. 여기에 운동을 병행하면 지금의 몸매 완성!


Q) 올해도 저물어 가네요. 내년에 세운 목표가 있다면요.


이수연 : 올해 출전한 레이스보다 난이도가 높은 '설악 그란폰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얼마 전엔 스포테이너 양정원, 심으뜸이 소속된 '하이씨씨'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어 새해가 더 기대돼요.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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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민희 기자, '이딩'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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