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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신태용호’가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각 포지션 해외파와 국내파간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고민에 빠진 곳도 있다. 최철순(전북)과 고요한(서울)이 번갈아 뛰는 오른쪽 풀백이 그렇다.

좌·우 측면 수비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축구 국가대표팀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다. 장현수나 김영권 등 센터백들이 이동해서 뛴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았고 신태용 현 대표팀 감독은 지난 7월 취임 뒤 국내파들에게 두 곳을 주로 맡겼다. 레프트백은 김진수(전북)와 김민우(수원)가 준수한 활약을 펼쳐 신 감독에 해답을 제시했다. 울산을 통해 국내 무대 데뷔를 앞둔 박주호도 있다. 반대쪽은 여전히 아리송하다. K리거들이 뛸 수 없었던 지난 10월 유럽 원정 때를 제외하고 최철순 혹은 고요한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봤지만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9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이 대표적이다. 지난 달 콜롬비아 및 세르비아와의 A매치 2연전에서 풀타임 소화했던 최철순이 선발로 나섰는데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대표팀은 후반 들어 최철순을 집중 공략,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신 감독이 후반 14분 고요한으로 바꿨으나 후반 31분 왼쪽 윙백 리쉐펑의 크로스가 공격수 위다바오의 머리를 맞고 헤딩골로 연결되면서 오른쪽 수비가 동점의 빌미가 됐다. 이후 12일 북한전과 16일 중국전엔 고요한이 연속으로 풀타임 소화했다. 측면 수비수는 ‘신태용식’ 공격 축구의 출발점이다. 좋은 수비는 기본이고,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김진수와 김민우는 같은 경기에 왼쪽 날개와 왼쪽 수비수로 동시 투입될 만큼 대표팀 내 경기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반대편은 다르다. 최철순은 공격이나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요한은 지난달 콜롬비아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되는 등 측면 수비가 주포지션은 아니다. 소속팀 FC서울에선 측면 날개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볼 때도 많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이용(전북)과 김창수(울산)가 있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 뽑힌 적이 있는 박진포(제주)도 있다. 다만 이용은 올해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고, 김창수는 최근 기량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진포는 대표팀 경험이 부족하다. 모든 포지션이 감독의 마음에 100% 들 순 없지만 오른쪽 수비수에 대한 고민은 도돌이표처럼 계속 되고 있다. 내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전지훈련이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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