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금의환향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에 출전해 종합우승을 달성한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이용 감독(왼쪽)과 선수단이 지난 2014년 1월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좀처럼 슬럼프 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국 봅슬레이가 월드컵 출전 대신 조기 귀국해 ‘평창 홈 트랙’ 훈련에 전념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한 봅슬레이 2인승 부문 원윤종(32·강원도청), 서영우(26·경기BS경기연맹)가 지난 5일 독일에서 귀국했다. 9일(한국시간)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예정된 5차 대회 역시 불참하기로 했다. 윤성빈을 앞세운 스켈레톤이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세 번이나 금메달을 따내는 등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봅슬레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린 1, 2차 월드컵에서 각각 10위와 13위에 그쳤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3차 월드컵에서도 6위를 기록했다. 세계 랭킹도 어느덧 13위로 밀려났다. 평창 시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월드컵에서 최소 메달 순위 근처에서 맴돌아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좀처럼 반전 해법을 찾지 못하자 이용 봅슬레이스케렐톤 총 감독은 코치, 선수들과 상의 끝에 조기 귀국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실전 대신 홈 트랙의 이점을 살려 평창에서 반전하겠다는 의지다. 썰매는 유독 개최국 선수가 유리한 종목이다. 코스별 드라이빙 기술이 중요한만큼 다른 나라 선수보다 트랙 경험이 많은 자국 선수의 성적이 좋다. 올 시즌 4차례 봅슬레이 월드컵에서도 세 번이나 해당 대륙 소속 국가가 우승했다. 원윤종, 서영우는 12일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실전 훈련을 하기로 했다.

다만 트랙 훈련을 하는 것만이 조기 귀국의 목적은 아니다. 원윤종, 서영우가 지속해서 부진을 겪는 건 온전치 않은 몸 상태 때문이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생한 브레이크맨 서영우 뿐 아니라 원윤종도 전복 사고로 후유증을 겪었다. 올 시즌에도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성연택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사무국장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지난 9~10월 평창에서 하루 8차례씩 주행 훈련할 때 선수들이 몸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욕이 넘쳐서인지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하고 찰과상을 입었다”며 “사실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트랙 훈련만 하려고 귀국을 선택한 건 아니다. 부상 치료가 중점적”이라고 말했다. 유독 봅슬레이가 홈 이점을 살릴만한 경기력을 만들지 못한 것을 두고 선수들이 2015~2016시즌 랭킹 1위를 할 때처럼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에서 찾고 있다.

또 평창 훈련에서 중요하게 눈여겨볼 점은 올림픽에서 함께 할 썰매를 고르는 일이다. 봅슬레이는 선수에게 잘 맞는 본체와 썰매 날이 관건인데 초기부터 사용한 라트비아산(BTC) 썰매와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썰매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국제 대회에서 국산 썰매를 타고 10위권 내에 든 적이 없다. 반면 라트비아산 썰매는 2015~2016시즌 세계 정상을 찍었다. 이용 총감독은 내달 중순까지 두 썰매를 두고 오로지 기록으로만 평가해 ‘올림픽 썰매’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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