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치들
신태용호에 합류한 하비에르 미냐노(왼쪽) 피지컬 코치와 토니 그란데 기술코치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002년을 뛰어넘는다.

‘신태용호’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상의 ‘메머드급’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내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한 재정비에 돌입한다. 스페인 축구의 전성시대를 이끈 거물급 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더하면서, 인력의 수에선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 오는 10일 콜롬비아전, 14일 세르비아전 등 당장 열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과의 두 차례 평가전부터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받게 됐다.

◇전력분석+체력…‘월드컵 우승’ 경험 얻었다

한국 축구의 러시아 대반전을 도울 두 코치는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다. 올해 70살의 그란데는 기술코치를 맡아 현 대표팀 국내파 코치들의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고 다음달 1일 조추첨 이후 상대국 전력 분석 등을 맡을 예정이다. 그란데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며 자국 대표팀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도왔다. 지난해 유럽선수권 이후 휴식을 취하다가 이번에 대한축구협회와 신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 축구와 의기투합하게 됐다. 50살 미냐노는 1989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부터 피지컬 코치로 출발해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란데 코치와 함께 8년간 스페인 대표팀에서 일했다.

외국인 기술코치 보강 및 피지컬 코치 ‘2인 체제’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첫 번째 열쇠로 꼽혔다. 본지는 신태용호가 본선행을 확정지은 직후인 지난 9월7일 보도를 통해 두 분야의 ‘기술자’ 영입을 본선 준비의 필요조건으로 지목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원정 월드컵 첫 16강을 도왔던 김세윤 당시 기술분석관은 “본선 상대국의 사정이나 현대 축구의 흐름을 알고 월드컵 조별리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인 코치 혹은 분석관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2010년처럼 피지컬 코치가 두 명은 있어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협회는 본선행을 마무리한 뒤 즉각 이를 추진했고 그란데와 미냐노, 두 코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란데 코치는 지난 3일 입국한 뒤 “분위기만 바뀌면 다시 일어서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 합심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냐노 코치는 “22년간의 노하우, 스페인 대표팀에서 일한 8년간의 경험을 살려 한국을 돕겠다”고 했다.

◇2002년 넘는 메머드급…코치진부터 ‘원 팀’ 돼야

스페인 출신 두 지도자가 오면서 ‘신태용호’의 코칭스태프는 총 8명이 됐다. 신 감독 아래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김해운(골키퍼), 이재홍(피지컬) 등 국내파 코치 5명이 있고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가 가세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4강 신화’를 일궈냈던 2002년보다 많은 숫자다. 당시엔 거스 히딩크 감독, 핌 베어벡 수석코치 등 두 네덜란드 지도자를 정점으로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골키퍼) 코치가 포진했다. 여기에 ‘저승사자’로 불린 레이몽드 베르헤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와 최진한 트레이너가 있었다. 코치 직함만 따지면 ‘신태용호’가 3명이나 더 많은 셈이다. 신 감독 이전에 태극전사들을 지휘했던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아래선 코치 부족 지적이 적지 않게 나왔는데 이런 비판 역시 사라지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과 카를로스 아르무아, 설기현, 차두리, 차상광 코치로 꾸려졌고 아르무아 코치가 체력 관리까지 맡아 전문성이 떨어졌다.

향후 과제는 8명의 코칭스태프가 어떻게 어우러져 성과를 내는가다. 한국은 스페인과 달리 월드컵 본선 초반부터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려 조별리그에 임하는 팀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체력이나 실력도 스페인보다 훨씬 떨어진다. 신 감독을 비롯한 국내파 코치들이 대표팀의 현실을 여과 없이 전달하고 스페인 코치들이 한국 축구 및 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적절한 답을 내놓는 과정이 7개월이란 짧은 기간 안에 놓여 있다. 코칭스태프 8명 전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지도자들부터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선수들이 뭉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구슬이 많아도 잘 꿰어야 한다. 그란데 코치보다 무려 23살이나 어린 신 감독은 6일 수원에서의 첫 훈련과 함께 코칭스태프부터 ‘원 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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