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1994년 토이 1집 앨범 '내 마음속에'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한 유희열. 어느덧 데뷔 24년 차가 된 유희열 앞에는 수식어가 참 많다.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작사가, 음악 프로듀서, 최근엔 방송인까지. 그만큼 유희열의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나 '토이'라는 두 글자에는 그 무게감이 더한다.


그의 음악적 역량은 한마디로 타고났다. 지난 1991년 서울대학교 작곡과 1학년 재학 시절,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든 '햇빛 비추는 날'이라는 곡이 가수 김장훈의 1집에 수록되면서 업계에서 주목받은 유희열은 이후 1992년 제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출전해 '달빛의 노래'로 대상을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작곡가로서 제대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국방의 의무를 다한 이후부터다. 1996년 해군에서 제대하고 토이 2집을 발매했는데, 당시 김연우가 메인 객원보컬로 활약하면서 앨범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때부터 '토이'는 저절로 유희열의 프로젝트 밴드로서의 객원보컬 체제가 됐고, 이는 지금의 유희열을 만든 가장 큰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4월 발표돼 7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가수 윤종신의 5집 앨범 '우'도, 1996년 11월 발표돼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이문세의 10집 수록곡 '조조할인' 역시 유희열의 손을 거쳐 탄생했으나, '토이'라는 두 글자를 완전히 지울 정도의 파급력은 아니었다.


이렇게 토이로서 1990년 후반 가요계에서 뚜렷한 입지를 갖추며 이름을 알린 유희열은 당시 다수의 매체들과 인터뷰에 응하며 앨범 성공 이유와 작곡 과정 등을 털어놓기도 했다. 20년 전 오늘,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는 객원보컬을 섭외해 토이 앨범을 꾸미는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 당시 기사 내용 발췌


유희열은 서울대 작곡과 4학년생. 당분간은 4학년생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클래식을 주로 하는 곳에 대중음악인이 있으니 공부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한다.


그가 앨범을 낸 것은 94년. 그룹 '토이'를 결성해 팝 발라드 '내 마음속에'를 불렀다. 호기심이 들기도 했고 나도 가수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제대한 뒤인 작년 봄에는 2집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냈다.


유희열 앨범에는 특징이 있다. 객원가수들이 많이 참여하는 점이다. 유희열은 노래를 부르면서 분수를 알아야겠다고 느꼈다고 한다. '노래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연주하는 사람이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굳혔다. (중략)


주위에서 밴드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말리는 소리가 가끔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밴드 출신인 유희열은 밴드가 그리워 다시 돌아왔기에 아직은 밴드를 떠날 생각이 없다. 3집에 대한 계획도 나름대로 세워 놓기는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래가 아닌 연주곡 위주라고 한다.


인터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환, 신해철, 조규찬 등이 참여한 토이 3집 '프리젠트(Present)'를 발표한 유희열은 이후 1999년 토이 4집 '어 나이트 인 서울(A Night In Seoul), 2001년 토이 5집 '페르마타(Fermata)' 등을 내놓으며 토이 앨범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토이 5집 발매 이후 토이 활동을 잠시 중단한 유희열은 6년 6개월 만인 지난 2007년 토이 6집 '땡큐(Thank You)'를 발매했다. 특히나 이 앨범에는 루시드 폴, 이지형, 윤하, 성시경 등 역대급 뮤지션들이 객원 보컬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 7년이란 세월을 보낸 뒤인 지난 2014년 토이 7집 '다 카포(Da Capo)'를 발표한 유희열은 이 앨범에 음악의 이유와 가치에 대한 고심을 담아내며 또 한 번의 음악적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희열은 2011년 '안테나뮤직'을 설립하며 제작자로서의 활동도 시작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를 통해 샘 김, 권진아, 이진아, 정승환, 이수정 등을 영입하고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아티스트 양성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음악인, 토이 유희열보다 방송인 유희열로 더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토이 음악을 통해 나온다는 것을 팬들은 잘 알고 있다.


유희열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토이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인생 후반에 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만큼 현재의 방송 활동뿐 아니라 '토이 유희열'로서 대중의 마음을 흔드는 음악을 계속해서 해주길 바라본다.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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