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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이 본격적으로 아파트 매물 거래 서비스를 실시한다. 지역이나 지하철 역을 입력하면 근처 아파트 시세와 단지 정보 등을 매우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동의 아파트 매물 정보.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O2O 시장에서 특히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매우 활발하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앱 서비스로 ‘직방’, ‘다방’이 떠오르지만 그 외에도 ‘부동산다이어트’, ‘한방’, ‘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 ‘온동네’, ‘네이버부동산’, ‘부동산114’, ‘방콜’, ‘부동산챔프’ 등 셀 수 없이 많은 앱들이 서비스 중이다.

물론 앱 서비스마다 주력 분야가 조금씩 다르다. 상가와 오피스를 전문으로 하는 앱도 있고, 원룸·투룸·오피스텔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다. 부동산 O2O 시장 초반에는 원룸·투룸·오피스텔 위주로 서비스됐지만 요즘에는 주택, 상가, 아파트 등으로 서비스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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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O2O 플랫폼인 ‘직방’이 원룸·투룸·오피스텔에서 아파트까지 서비스를 넓힌다. 직방은 20대에 방을 구해 생활하던 젊은 사용자들이 결혼을 하고 집을 구할 때에도 직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직방 사용자들의 꾸준한 사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2년 1월에 탄생한 직방은 지금까지 원룸·투룸·오피스텔 시장에 집중해왔고, 광고가 수입의 전부였다. 거래액이 낮은 원룸·투룸·오피스텔에 몇 년간 집중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획득했지만 그에 대한 댓가는 좋지 않았다. 2015년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반전 실적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10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직방은 신규 서비스를 고심해야 했고, 시장 규모가 월등히 큰 아파트에 눈을 돌렸다. 국내 아파트 시장은 국토교통부의 2016년 부동산 거래량 기준으로 살펴볼 때 지난해 주택 매매량의 65%, 전·월세 거래량 중 46%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또 전·월세에 이어 매매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 300명이 1년간 802만세대 전수조사 ‘대동여지도 프로젝트’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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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아파트 정보들. 놀라운 것은 전국 모든 아파트 DB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300명이 꼬박 1년간 전국 방방곡곡의 100세대 이상 아파트·주상복합 아파트를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거래액 규모가 큰 만큼 아파트 시장에 진출하려면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했다. 그래서 직방은 ‘대동여지도 프로젝트’를 2015년 12월부터 실시하고 국내 아파트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조사가 완료된 것이 2016년 12월이니 꼬박 1년이 걸린 셈이다.

대동여지도 프로젝트는 국내 100세대 이상인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 전부를 대상으로 삼았다.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아파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 아파트 사진을 20장까지 담도록 했다. 또 보다 사실적인 아파트 단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360도 VR 카메라로 영상을 담아 서비스하고 있다. 대동여지도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만 3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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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카메라로 담은 아파트 단지 내 영상. 360도 VR로 촬영돼 있어 스마트폰을 움직여 단지 주변 원하는 곳을 샅샅이 파악할 수 있다.

그렇게 1년여 시간이 지난 끝에, 직방은 총 802만 세대의 아파트 단지 정보를 구축했다. 그간 쌓인 실제 아파트 거주민의 리뷰도 12만건을 넘어셨다. 때마침 직방 앱의 다운로드 숫자도 2000만건을 돌파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수많은 사용자, 전국 아파트 전체 DB를 구축했으니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을 터였다.

◇ SNS와 오픈마켓 기능을 한데 모은 ‘온라인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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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아파트 정보는 스마트폰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풍부하고 정확한 아파트 정보들을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직방은 이 아파트 데이터를 토대로 아파트와 주상복합 매매·전월세 매물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유리창에 붙어 있는 매매·전세·월세 가격 정보를 보고 수십여 곳을 방문해 원하는 매물을 찾아야 했지만 공인중개사무소를 직방에 입주시켜 모바일 부동산으로 매물을 확인하고 간편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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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소개 화면은 O2O 앱 화면에서 종종 접하는, 친숙한 화면 구성이다. 이 화면만이 참신성이 떨어져 조금 아쉬웠다.

정보 수집에 필요한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고 공인중개사의 사탕발림을 곧이곧대로 믿는 대신 실제 거주민들의 아파트 만족도와 주변 환경, 상권 정보를 체험할 수 있다. 그 안에서 거래가 일어날 경우 공인중개사는 거래금액의 0.8% 이하의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용산 전자상가에서 제품을 구입하다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바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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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아닌 실제 거주자들의 생생한 아파트 생활 리뷰가 12만건 이상 쌓여 있다. 지금은 꽤 솔직하고 쾌적한 리뷰들을 볼 수 있지만 향후 광고성 리뷰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리뷰를 관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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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 가격 뿐만 아니라 단지 내 아파트 면적, 구조 등도 5인치 내외 스마트폰 화면으로 전부 확인할 수 있도록 UI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새 아파트 중개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에 투자를 해야 하기에 직방의 올해 실적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대신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착된다면 이전 원룸·투룸·오피스텔만 서비스하던 때와 비교가 안 될 만큼 거래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O2O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매매·전월세 매물도 거래할 수 있게 되면 금세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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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 연도를 대작 영화들의 개봉시기와 맞물려 표기했다. ‘백투더퓨처’나 ‘터미네이터’ 개봉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라면 당신도, 아파트도 너무 나이 먹었다는 증거. 체감이 확 되는 표기다.

다만 ‘직방’이라는 상호가 이번엔 발목을 잡게 됐다. 사명에 포함된 ‘방’이라는 글자가 원룸·투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신규 사용자들에게 아파트 매물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데에 또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방의 이 같은 시도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원룸·투룸에 거주하는 20대들이 30대가 됐을 때 집 구입을 위해 다시 직방을 이용하도록 사용자들을 지속적으로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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