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년 차 시즌을 앞둔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를 기다리는 건 힘겨운 생존 경쟁이다.

 박병호가 올해는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겠다는 꿈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건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이다.

 그가 미국에 도착한 직후인 4일,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를 마이너리그로 보내기 위한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절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박병호 영입을 제안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자, 미네소타 구단은 10일 공식적으로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렸다.

 구단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박병호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초청선수 신분으로 치를 예정이다.

 시범경기에서 활약하면 빅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마이너리그 생활은 길어질 수 있다.

 시련과 함께 시즌을 시작한 박병호지만,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다.

 박병호는 11일 ‘스타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이것도 내가 택한 길이다. 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거라는 꿈이 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다.

 미네소타 구단이 박병호를 방출대기까지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 금액만 1천285만 달러를 투자했고, 여전히 3년 계약이 남았다.

 하지만 박병호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전 단장이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박병호의 입지가 변화가 생겼다.

 데릭 팔비 신임 단장은 시즌 시작에 앞서 선수단 재구성 작업에 착수했는데, 전임 단장의 유산인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2017시즌 전력 구상에서 제외됐다.

 박병호는 “팔비 단장이 날 불러 팀의 결정에 관해 설명하더라. 그는 언론에서 나오는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면서 여전히 내가 팀의 밑그림에 포함되었으며, 스프링캠프를 잘 치르길 바란다고 이야기해줬다”며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박병호는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이었지만, 메이저리그 강속구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낮은 타율(0.191)은 문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박병호 역시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강속구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이번에도 거기에 타이밍을 맞추고 적응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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