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선덜랜드와 홈경기에서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캡처 | 토트넘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신뢰 회복의 확실한 전기를 마련할 것인가.

최근 입지 반전의 디딤돌을 놓은 토트넘 손흥민(24)이 올해 말까지는 주요 경기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토트넘 핵심 득점원인 해리 케인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지난 19일(한국시간) 선덜랜드와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후반 상대 수비수에게 오른 발목을 밟혀 쓰러진 그는 인대 손상으로 2개월 이상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영국 ‘미러’지는 ‘케인이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골절은 아니나 인대가 크게 손상돼 2개월 이상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맨체스터시티 레스터시티 아스널 등 강호들과 경기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도 최소 3경기 이상 어렵다는 판단이다.

동료의 중상으로 마음이 편할 수 없는 손흥민이나 고초를 겪은 그에겐 신이 내린 기회나 다름이 없다. 시즌 개막 전 독일 분데스리가 유턴 등 숱한 이적설에 시달린 그는 토트넘 잔류가 확정된 뒤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일 스토크시티와 4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출전해 2골 1도움 원맨쇼를 펼쳤고 이후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선덜랜드전에서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측면에서 예리한 크로스와 슛으로 주목받으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러나 여전히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에 손흥민이 다시 매물로 나오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손흥민 역시 자신에게 구애를 하는 볼프스부르크 등 분데스리가로 복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축구 이적시장은 어제,오늘이 다른 게 현실이다. 손흥민이 최근 기세를 이어간다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던 잉글랜드 생활을 더 이어나갈 수 있다. 케인의 장기 이탈은 손흥민의 입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25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케인은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주포다. 올 시즌 리그와 리그컵은 물론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는 토트넘으로서는 케인 공백이 치명적이다. 우선 올 시즌 영입한 네덜란드리그 득점왕 출신 빈센트 얀센이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크다. 주중 리그컵에서도 선발로 나서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하지만 얀센은 토트넘 이적 첫해 고전 중이다. 리그 초반 5경기에 모두 뛰었으나 한 골도 없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에게 시선이 모아진다. 왼쪽 날개 뿐 아니라 전방 원톱도 가능하다. 지난 시즌 초반 케인이 부진할 때 손흥민이 리그와 유로파리그 주요 경기 원톱을 맡아 골 맛을 본 적이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얀센이 케인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면서도 ‘손흥민이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왼쪽 측면에서 오름세를 이어가되 언제든 원톱에 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24일 오후 11시 미들즈브러와 6라운드 원정은 물론 28일 CSKA모스크바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등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에서 어떻게 중용될지 관심사다.

단순히 케인 공백을 메우려는 것보다 손흥민 스스로 정체성을 꾀할 때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에게 믿음을 줘 양자 신뢰를 구축하는 발판이 돼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영입할 때 본래 목적은 케인의 보조 득점원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주득점원 외에 카림 벤제마,개러스 베일이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 시즌 이 부분을 충족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케인이 없고 얀센이 부진할 때 골을 넣어줄 만한 선수는 손흥민이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에릭 라멜라 등이 손흥민보다 득점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지 않으냐”며 “킥이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걸만하다”고 했다. 또 포체티노가 추구하는 전방 압박과 연계 플레이에서도 점수를 따야 한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케인과 동선이 겹쳐 어설픈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케인 없는 그라운드에서 확실한 색깔이 요구된다.

한편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의 석현준(25)은 데뷔골을 터뜨렸다. 22일 홈에서 열린 리그컵 2라운드 아르다한스포르와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13분 쐐기골을 넣으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