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윤희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사랑에 빠지는 향기로운(?) 순간!’

생리현상 에피소드만큼 더럽지만 인간적이고, 웃기지만 친밀한 장면이 또 있을까. 특히 여주인공이 뜻밖의 생리현상에 맞닥뜨리는 씬은 드라마 속에서 ‘큐피트의 화살’같은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KBS2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의 조윤희가 이 운명적 재앙(?)을 만났다.

지난 10일 방송된 5회에서 월계수 공방직원 나연실 역의 조윤희는 양복점 이만술(신구 분) 사장의 아들 이동건(동진 역)과 천안에 다녀오게 된다. 양복점이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수선을 맡긴 손님의 양복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귀한 양복을 다시 만나게 된 손님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동진은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온 양복점과 양복에 대해 상념에 빠져들게 된다.

배우 이동건
KBS2‘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배우 이동건. 출처|방송화면캡처

하지만 두 사람이 월계수가 가진 고귀한 가치를 생각하는 감동적인 장면에서 연실의 장이 트러블을 일으켰다. 갑작스런 복통을 참지못한 연실은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워달라”는 무모한 부탁을 하게 되고, 결국 동진은 갓길에 긴급정차를 하게 된다. 동진에게 우산을 빌린 연실은 헐레벌떡 풀숲으로 뛰어가 급한 볼일을 해결했다.

하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휴지를 챙기지 못했고, 결국 동진에게 휴지를 갖다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대체 우리가 몇번이나 봤다고 이런 걸 시키냐?”며 화를 내던 동진은 휴지를 갖다주러 우산 근처에 갔다가 코를 찌르는 냄새에 고개를 젓는다. 동진의 모습에 기겁한 조윤희는 “숨…숨쉬지 마요”라며 애원해 웃음을 줬다.

결혼식날 예비신랑이 구속되는 황당한 일을 겪은 연실과 아내와 이혼직전인 동진은 첫 만남부터 계속 악연으로 어긋나고 있지만, 뜻밖의 일들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서로에게 알 수 없는 친밀감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tvN\'연애말고 결혼\'
tvN‘연애말고 결혼’의 배우 한그루. 출처|방송화면캡처

극강의 생리현상 에피소드는 로맨틱코미디에서 자주 등장해 큰 웃음과 사랑을 잉태한 바 있다. tvN‘연애말고 결혼(2014)’에서는 한그루와 연우진이 뜻밖의 설사로 맺어지게 된다. 결혼이 생의 목표인 백화점 직원 주장미(한그루 분)는 결혼이라면 질색인 성형외과 의사 공기태(연우진 분)의 제안으로 계약연애를 하게 된다. 기태의 부탁으로 기태의 어머니(김해숙)를 처음 만나게 된 장미는 급성 식중독으로 도진 설사병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곤욕을 치른다.

어떻게 해서든 짬을 내 화장실에 가려했지만 계속 실패하게 되고 결국 카페를 나서는 길에 똥을 싸는 대형참사(?)를 겪게 된다. 마침 장미를 따라나왔던 기태는 “가까이 오지 마”라며 소리치는 장미에게 “미안하다”며 다가서다가 놀라운 향기(?)에 화들짝 놀라게 된다. 서로의 최악의 상황을 지켜본 이들 커플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사랑을 이루게 된다.

MBC‘그녀는 예뻤다(2015년)’에서는 신혜선의 설사 에피소드가 큰 웃음을 준 바있다. 인기 패션잡지 ‘더 모스트’의 에디터 한설로 분한 신혜선은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꾸는 나름 연애고수다. 우연히 ‘더 모스트’의 모기업인 진성그룹 회장 아들이 편집부에 근무한다는 소문을 듣고, 같은 회사의 김준우(박유환 분)가 바로 그 인물이라 오해하고 ‘김준우 꼬시기’에 올인하게 된다.

신혜선
MBC‘그녀는 예뻤다’의 배우 신혜선. 출처|방송화면캡처

준우와 함께 출장을 가게 된 한설은 실수인 척 동료들이 기다리는 출장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차를 몰았고, 한적한 시골길에서 갑자기 차가 고장났다고 둘러댔다. 단둘이 외딴 곳에 있으면서 ‘썸’을 타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던 것. 하지만 갑작스런 설사로 이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 된 한설은 결국 논에 세워져있던 간이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서두르는 바람에 휴지가 없었고, 준우에게 휴지를 갖다달라고 하는 수모를 겪는다. “망했어, 망했어”하면서도 간신히 수습해 화장실 밖을 나왔지만, 이후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준우가 문을 열자마자 코를 움켜줘 망신을 당하게 된다. 산산조각난 로맨스에 당황한 한설은 “야, 그거 퇴비냄새야. 나 아니야”라며 현실을 부정하며 뛰쳐가다 넘어져 다리까지 다쳤다. 하지만 깍쟁이같은 한설의 의외의 면모에 웃음을 터뜨린 준우가 오히려 호감을 보이며 다가서 결국 커플로 이어졌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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