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5위 머무른 진종오, \'너무 시끄러웠나...\'
진종오가 6일 오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공기권총 결선에서 5등으로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139.8점으로 5위에 머무른 진종오는 사흘 뒤인 10일 열리는 50m 권총 경기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 2016.8.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다른 선수들이 격발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시끄럽게 응원해도 되나요?”

‘사격 간판’ 진종오가 고배를 마신 가운데 홈팀 브라질 관중의 ‘비매너 응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6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승이 열린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 국제사격연맹(ISSF)는 이번 리우 올림픽을 맞아 규칙을 하나 바꿨다. 그게 바로 결승 경기 도중에도 음악을 틀면서 팬 친화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종목이 사격이지만 ISSF는 큰 변화를 선택했고 이는 대회 첫 날부터 바로 적용됐다. 선수들이 격발을 할 때도 음량이 다소 낮아질 뿐 음악은 그치질 않았다. 하지만 이날 결승에선 도에 지나치는 듯한 홈 관중 응원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격이 약한 브라질은 10m 공기권총 세계랭킹 1위인 중국계 선수 펠리페 알메이다 우를 앞세워 금메달에 도전했다. 우는 결승 초반부터 고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자국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우가 격발 뒤 높은 점수를 얻고 나서였다. 아직 격발하지 않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도 브라질 관중이 발을 구르고 휘파람이나 부부젤라를 크게 불어 사실상 방해를 했다는 점이다. 홈팬들은 시도때도 없이 우의 성을 본따 “우! 우!”하고 소리지르기도 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결승 뒤 “우가 그나마 준우승을 차지했으니까 나은 거다. 금메달이라도 땄다면 매너 없는 응원 덕에 1등했다는 소리를 사격계로부터 들을 뻔 했다”며 “우가 총을 쏜 뒤 박수를 치고 어느 정도 도를 넘지 않게 응원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다른 선수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런 시끄러운 응원을 계속한 것은 매너와 거리가 먼 것 같다. 예전에 중국에서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어 ‘이건 아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꼬집었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승에 임한 진종오는 139.8점을 기록,5위에 그치며 사격장을 떠났다. 우승은 202.5점을 쏜 베트남의 호앙 슈안 빈에게 돌아갔으며 우가 202.1점으로 은메달, 중국의 팡웨이가 180.4점으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호앙 슈안 빈은 베트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도 안았다.

비매너 응원 외에 바뀐 결승 방식도 진종오가 메달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ISSF는 리우 올림픽부터 10m 공기권총의 경우 8명이 본선 성적 고려 없이 모두 0점에서 시작하며,처음 8발 뒤 최하위 한 명을 떨어트리고 이후엔 2발을 쏠 때 마다 맨 끝 순위 선수가 하나씩 탈락하도록 했다. 본선 성적을 안고 싸웠던 예전 방식과 달리 이변의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진종오도 이런 규칙 변화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본선에서 584점을 기록하며 팡웨이(59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승한 호앙 슈안 빈은 4위(581점) 동메달리스트 우는 7위(580점)였다. 막상 결승이 시작되자 이변이 속출했다. 결승 초반부터 3~5위를 오가며 좀처럼 치고나서지 못했던 진종오는 결국 14발 뒤 사격장을 떠나고 말았다. 사격연맹 관계자도 “변경된 결승 방식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는데 진종오가 워낙 베테랑이라 잘 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실제론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열린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도 본선 6위에 그친 버지니아 트래서(미국)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 선수 둘을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진종오는 “죄송합니다”란 한마디 말만 남기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을 빠져나가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그는 오는 10일 열리는 50m 권총에서 올림픽 단일 종목 3연패에 도전한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